연합뉴스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인공지능(AI) 가전제품들이 사용자에 맞춰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AI 홈'을 선보인다.
이들 한국 대표 가전 기업들의 전시장에서는 일상 공간인 집에 AI가 어떻게 스며들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삼성전자 "미래 일상을 현실로"…스마트싱스로 완성된 'AI홈'
개막을 하루 앞둔 IFA는 138개국 1800개 이상의 기업과 관련 단체가 참가하는 글로벌 가전 전시회로, 5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로 101주년을 맞은 IFA는 미국 CES, 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회에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라는 주제로 참가한다. 6235제곱미터의 공간에 AI 기반의 디스플레이, 가전, 모바일 신제품으로 AI 홈을 구현했다.
'비전 AI'가 적용된 TV는 사용자의 질문을 받아 콘텐츠 관련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외국어 콘텐츠는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비스포크 AI' 기반의 가전제품은 상황을 감지해 그에 맞게 기능할 수 있다. 2025년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유색 액체 뿐 아니라 무색 투명 액체까지 인식할 수 있으며,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AI 맞춤+' 코스는 세탁물의 무게, 종류, 오염도를 감지해 맞춤형 세탁과 건조 성능을 제공한다.
비스포크 AI 가전제품은 업데이트를 통해 새 것처럼 기능하며, 작동 오류가 생기면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이상을 원격으로 진단하고 자가 조치 방법이나 정확한 수리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가전제품 원격진단' 기능도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제품들이 '스마트싱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은 AI홈을 완성하는 요소다. 예컨대 잠들기 전 스마트폰으로 '굿나잇 모드'를 실행하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TV와 조명이 꺼지고 에어컨, 공기청정기는 저소음 운전으로 자동 전환된다.
IFA 방문객들은 이런 삼성전자의 AI 홈 공간에서 최적의 수면 관리, 식습관 데이터와 취향에 맞춘 레시피 추천, 부모님의 활동 데이터로 원격 안부 확인, 생활 패턴에 맞춘 에너지 절약 모드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에 적용된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통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솔루션도 제시할 계획이다.
LG전자 "AI 가전의 오케스트라"…지휘자는 '씽큐 온'
LG전자도 3745제곱미터의 공간에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를 주제 삼아 AI홈 솔루션과 AI 가전 신제품 25종을 펼쳐 보인다.
LG전자의 AI 홈 지휘자는 집 안팎의 AI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LG 씽큐 온'이다. 이는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용자와 대화하며 맥락을 이해하고, 생활 패턴을 학습·예측해 자동으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AI 홈 허브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주방에 들어서며 "영양 균형이 좋은 메뉴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LG 씽큐 온'이 레시피를 검색, 추천하고, 오븐 예열 등 필요한 기기를 자동으로 준비하게 된다. 또 "요리가 되는 동안 잠깐 숨 좀 돌릴까"라고 말하면 조명과 온도, 음악까지 사용자 맞춤형으로 조절된다.
전시장 방문객들은 여러 상황에 맞춰 기능하는 씽큐 온을 체험할 수 있다. AI홈 플랫폼 'LG 씽큐 AI'를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고장·이상징후 등이 손쉽게 관리되는 제품 서비스도 시연될 예정이다.
LG전자가 이번에 전시하는 AI가전 신제품들에는 유럽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적극 고려됐다. 냉장고에는 좁은 유럽 가옥 구조에 맞게 제로 클리어런스 힌지가 적용됐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유럽 고객의 코스 사용 패턴이 다양하다는 점을 반영해 제어부가 LCD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라인업을 늘렸다.
청소기 신제품 라인업도 이번에 공개된다. 특히 신제품 로봇청소기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무선 청소기 신제품 2종도 전시된다. 로봇청소기는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이 적용돼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의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올해 IFA의 주제는 '미래를 상상하다'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래로 여겨졌던 'AI 일상'을 현실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IFA의 혁신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 혁신이 집약된 TV도 IFA에 내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마이크로 RGB TV'는 115형 대형 스크린 속 색 재현력과 명암 표현력이 대폭 향상됐다. 내장 배터리를 탑재한 이동형 스크린 '더 무빙스타일'도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데, 화면만 떼어내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