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자, 민주당은 "부산시민 모독"이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수부 이전 문제가 부산 표심을 가르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50827 = 장동혁-정동만 밀착, 부산 공천 구도·해수부 이전 흔들)민주당, "부산시민에 대한 모독" 강력 규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28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 발언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해수부 이전은 부산 발전의 핵심 인프라"라며 "이를 얄팍한 정치 행위로 치부한 것은 부산시민을 우롱한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28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 발언을 강하게 규탄했다. 부산시의회 제공 민주당은 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해사법원 설립, HMM 본사 유치 등과 함께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도약시키는 필수 과제"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과 박형준 시장마저 침묵하고 있다면 이는 부산시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현장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이 "침묵은 동조"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도읍, 공개적으로 '이전 필요성' 강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혹감이 묻어난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장동혁 대표의 해수부 이전 반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27일 페이스북 캡처김도읍 의원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실상부한 해양수도 부산을 위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기능 강화는 필수"라며 "단순 이전을 넘어 수산담당 차관 신설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을 통해 글로벌 해양 수도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흔들림 없이 해수부 부산 이전과 기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해 장 대표와는 뚜렷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동만-장동혁 친분, 이번엔 시험대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은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복잡한 입장에 놓였다.
그는 전날 장 대표 측 비서를 통해 "지역 민심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장 대표와 함께 상임위 활동을 했고 서울에서 생활까지 공유했던 인연을 고려할 때, 정 위원장이 향후 장 대표를 설득해 입장을 조율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정 위원장이 장 대표와의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부산 민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설득력을 발휘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동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의원실 제공국힘 연찬회, 부산 의원들 집단 입장 전달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28일 오후 2시 열리는 당 연찬회에서 정동만 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장 대표 측에 해수부 이전 반대에 대한 우려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 의원 전체 18석 중 17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제공곽규택(서·동구), 김대식(사상구), 김도읍(강서구), 김미애(해운대구을), 김희정(연제구), 박성훈(북구을), 박수영(남구), 백종헌(금정구), 서지영(동래), 이성권(사하구갑), 이헌승(부산진구을), 정동만(기장군), 정성국(부산진구갑), 정연욱(수영구), 조경태(사하구을), 조승환(중·영도구), 주진우(해운대구갑) 의원 등이다.
해수부 이전이 내년 선거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만큼, 부산 의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당 지도부의 향후 노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