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줄 것을 당부하며 김여정 부부장의 최근 발언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김여정이 미국과 저를 비난하는 발언을 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한 관계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며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여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이 최근 일련의 대남·대미 담화 및 보도에서 비핵화 불가론을 강조하면서도 "나는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대통령사이의 개인적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킨 대목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좋다는 말은 지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파문이후에도 몇 차례 반복된 말이다.
다만 김여정이 트럼프 2기 출범이후에도 이 말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인 만큼,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적극 해석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동한 것이다.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이 바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김 위원장이 바이든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만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시도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시기까지 '올해'로 특정하며 공개 제의를 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현재도 매우 좋은 관계"이고 "(과거) 2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히 친해졌는데, 더 중요한 것은 둘 다 존경심(respect)을 서로에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존경 한다'고까지 말한 것은 두 사람 관계에 대한 최상의 표현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매우 강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의 관여로 남북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자신은 낮추고 트럼프 대통령은 띄우는 많은 덕담을 했다.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 거기서 저도 골프도 칠 수 있게 해"달라는 말도 그런 덕담의 하나이다. 이는 북한이 야심차게 개발한 원산갈마 관광지구 등을 겨냥한 덕담이다. 프럼프 대통령도 취임 초에 북한이 원산 등에 많은 콘도 역량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으로 '피스메이커'를 당부하며 자신은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발언은 사실 두 역할을 분담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