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8.15 광복절 특별 사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재명 정부가 광복절 80주년이자 정부 출범 후 첫 특별사면에서 2188명에 대해 사면·복권을 단행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그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 등 여권 인사,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등 경제인들도 대거 포함됐다.
법무부는 11일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별사면"이라며 "소상공인, 청년, 운전업 종사자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과 경제인, 여야 정치인, 노동계, 농민 등 2188명에 대해 폭넓은 특별사면 및 복권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인과 주요 공직자 중에선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27명이 사면·복권 대상이 됐다. 우선 조 전 대표와 정 전 교수, 최강욱 전 의원과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 백원우 전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이 사면·복권됐다.
(왼쪽부터)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윤미향 전 의원. 연합뉴스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뒤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내년 12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형기가 1년 이상 남았다. 정 전 교수는 아들의 입시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이를 고등학교 담임 교사에게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최 전 의원의 경우 조 전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받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윤미향 전 의원과 허위 인턴 등록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윤건영 의원도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해직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집행유예 형이 확정돼 직을 상실한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도 형선고실효와 복권 대상이 됐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대통령실 균형인사비서관도 복권됐다.
이외에 만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가 확정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사면·복권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요청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여권에서는 홍문종·정찬민·심학봉 전 의원 등이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요청한 특사 명단에 포함된 인물들이다.
한편 경제인 중에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사면으로 풀려났다. 최 전 회장은 SK네트웍스와 SKC 등 계열사 6곳에서 총 2235억원의 횡령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유죄가 확정된 경영진과 정부 관계자들도 복권 대상이 됐다. 삼성그룹에서는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가 복권됐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도 복권 대상이 됐다.
부도 위험을 숨기고 계열사 단기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도 포함됐다.
한편 정부는 벌금을 제때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수형자 중 재범 위험성이 낮은 24명을 선별해 사면했다고 밝혔다. 생후 6개월 된 유아를 교도소에서 양육하는 수형자와 생계형 절도 사범, 70세 이상의 고령자 등 특별배려 대상자 10명에 대해서도 잔형집행을 면제하거나 감형했다.
이와 더불어 정보통신공사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83만 4499명에 대해 특별감면 조치를 시행하고, 소액연체 이력자 324만명에 대해 다음 달 30일부로 신용회복을 지원키로 했다. 모범수 1014명도 오는 14일자로 가석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