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25일 "윤석열 내란 사태에서 인간 방패 역할을 했다"며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1월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수괴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 했지만 끝내 체포영장은 집행되지 못했다"며 "그날 체포영장을 막은 것은 철창도, 장벽도 아닌 국민의힘 국회의원 45명이 윤석열 관저를 둘러싸고 '인간방패'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은 아흐레 뒤인 1월 15일에야, 공수처가 다시 시도하면서 집행됐다.
이어 "법은 멈췄고 헌법은 다시 침해 당했다. 국민과 민주주의가 짓밟혔다"며 "법과 공권력을 향해 등을 돌리고 윤석열의 얼굴만 바라보던 45인의 인간방패 이들은 명백한 '내란 동조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무너뜨린 자들이 민주 정부의 정당한 권한을 부정하고 있는 현실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며 "국회가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내란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인간방패 45인의 국회의원 제명으로 이들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내란 동조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로선 45인에 대한 제명안이 바로 논의되기 어렵다.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먼저 제명 안건을 논의하고, 본회의에 회부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표결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 22대 국회에서는 윤리특위 자체가 구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원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은 의석수대로, 국민의힘은 반씩 인원수를 맞추자고 주장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물론 민주당은 오는 29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리특위 구성안 상정·의결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윤리특위가 구성되면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징계안,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대선 TV토론 성폭력성 발언 등과 관련한 제명 촉구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박 의원이 야당 의원들에 대한 제명 결의안을 언급한 건 전당대회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검의 국민의힘 의원실 압수수색 및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후보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던 국민의힘 의원 45인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발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원 주장에 대해 "어제 우리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더니 박 의원이 보복성으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것 같다"며 "야당을 말살하고 일당독재를 완료하겠다는 선언으로 보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의원에 비해 약세인 것으로 드러나니 당원 표심을 구해보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냐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개딸들에게 사랑받지 못해 연거푸 정청래 후보에게 대패하더니 강성 이미지로 마지막 승부를 거는 것 같다"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고 하지만 당내 강성 지지층에게 선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 말살정책'을 들고나온 것은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선우 전 여가부 장관 후보에게 사퇴 촉구를 할 때만 하더라도 나름 민심을 살피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강 후보의 사퇴 후에 쏟아지는 강성 지지층의 융단폭격이 두려웠는지 '대야투쟁'으로 태세 전환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며 "더 큰 문제는 박찬대 후보가 의회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개딸들의 사랑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국민의힘을 끌어들이면서까지 '남는 장사'를 하려는 저열한 선거 전략은 필패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정신 차려야 정청래 후보에게 겨우 비벼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