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동평양대극장에서 방북 중인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화면에 러시아 파병 북한 군인들의 활동 모습이 상영되자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부대 전사자 유해 송환행사에 참석해 인공기로 싸인 전사자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하는 장면이 처음 공개됐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30일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전날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북·러 예술인 공연 영상을 보도했다.
보도된 예술 공연은 여러 장의 사진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했는데, 이 중에는 김 위원장이 입을 굳게 다문 채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로 싸인 전사자 관을 어루만지고, 그 옆의 전사자 관은 김여정 부부장이 애도하며 인수하는 사진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최선희 외무상 등과 함께 관 위에 인공기를 덮는 모습도 있었다.
북한이 예술공연 과정에서 쿠르스크 전장에서의 북한 파병 부대원들을 담은 사진들과 전장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수첩 사진 등을 영상으로 전하며 김 위원장의 애도 장면도 자연스럽게 공개한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 파병 이후 유해 송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는데, 이런 사진과 영상 등으로 김 위원장 참석 하에 전사자 유해를 인수하는 송환식이 실시됐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김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사진 속에서 겨울옷을 입고 있는 만큼 유해송환은 이미 지난 겨울부터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TV는 또 공연 중 김 위원장이 파병부대원들에게 '공격작전'을 명령한 친필 사인의 명령서 사진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22일과 12월 12일, 12월 22일에 김 위원장이 쿠르스크 해방을 위한 작전계획을 비준한 뒤 공격작전을 명령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차 파병을 한 뒤 올해 4월에서야 파병사실을 공식 인정했으며, 파병 전투원들의 모습과 유해 송환 등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으로 전사자들과 참전 군인들을 영웅으로 부각시키는 각종 선전선동 활동을 통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국가에 대한 충성심 제고와 체제 결속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