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촌지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으로 중국이 양국 무역전쟁의 반격카드로 '농심(農心)'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 세관당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5월 미국산 농산물 수입량이 전년 동월 대비 43%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품목별로는 미국산 냉장 쇠고기와 식용 수수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7% 이상 급감했다. 옥수수 수입은 93%, 코밍(combing) 공정을 거치지 않은 면사는 94% 각각 감소했다.
미국산 냉동 쇠고기 수입은 절반 가량 줄었고, 닭고기 수입도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중국의 올해 1~5월 미국 농산물 수입액은 78억 4천만달러(약 10조 7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옥수수의 15%, 밀의 17.3%, 수수의 65.7%가 미국산이었다.
중국이 양국 무역전쟁을 전후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량을 줄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미국 농촌지역의 여론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1차 무역전쟁이 벌어졌을 때도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미국에 맞대응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농민 지원금으로 200억달러 넘게 지출해야 했다.
이후에도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량을 줄여왔고, 그 결과 대두의 경우 미국산 수입 비중이 2016년 40%에서 지난해 18%로 절반 넘게 급감했다.
량옌 미국 윌라멧대의 경제학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무역긴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선을 바꾸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전쟁) 휴전에도 중국의 대미 농산물 수입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새로운 공급자가 정해지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