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가 투타겸업을 재개했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LA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른 팔꿈치 수술 이전 마운드를 밟았던 2023년 8월 이후 663일 만에 처음이다.
투타겸업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유지한 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선발 등판하는 날 항상 그래왔듯이 방망이도 들었다. 1번 타자로 라인업에 포함됐다.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1번 타자로 출전한 것은 1901년 짐 존스, 1953년 앨빈 다크 이후 오타니가 역대 세 번째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23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소속인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다.
오프너 형식의 선발 등판이었다. 앞으로 '투수 오타니'를 계속 상대해야 하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라이벌 샌디에이고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오타니는 폭투를 범했고 루이스 아라에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매니 마차도에게는 희생 플라이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이후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해 불을 껐다.
오타니는 이날 1이닝만 소화했다. 1실점 했지만 최고 구속 161km(100.2마일)를 기록하는 등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총 28개의 공을 던졌고 스위퍼(10개), 직구(9개), 싱커(8개), 스플리터(1개) 등 여러 구종을 선보였다.
오타니는 오랜만에 '오타니 룰'의 적용을 받았다. 라인업에 포함된 선발투수가 투구를 마치고 교체된 후에도 지명타자로 계속 뛸 수 있다는 내용의 규정이다. '이도류' 열풍이 몰아치자 오타니 한 명만을 위해 만들어진 룰이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의 아쉬움을 타석에서 날렸다. 0-1로 뒤진 3회말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4-2로 역전한 4회말에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오타니는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활약으로 다저스의 6-3 승리를 견인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강판 이후 '불펜 데이' 방식의 마운드 운영으로 샌디에이고의 화력을 봉쇄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는 5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