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에서 개막한 강원도민체전. 삼척시 제공강원 삼척에서 열린 제60회 강원도민체전에서 한 선수가 대리 출전으로 1위를 차지했다가 적발돼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척시 사이클연맹 소속으로 출전한 A선수는 지난 14일 오후 양양에서 열린 여자 고등부 사이클 도로 독주 경기에서 실제 명단에 등록된 B선수를 대신해 출전했다. 해당 경기에서 삼척시는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춘천시, 3위는 강릉시가 차지했다.
문제가 불거진 건 경기 직후였다. 다른 팀에서 대리 출전 의혹을 대회 주최 측에 제기했고 당사자 확인 결과 선수 바꿔치기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도민체전 출전 선수였지만 세부 출전 종목 등록은 달랐다.
최영래 삼척시사이클연맹 회장은 "고등학교 선수들끼리 몸이 안 좋고 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 강력하게 제지를 했어야 했는데 우선 제 잘못이 가장 크다"며 "18년 만에 주최 측으로 참가하다보니 점수를 내고 싶다는 마음에 이렇게 됐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대리 출전 과정에서 선수 개인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도 사이클연맹 관계자는 "이전에는 사진과 주민등록번호를 받아서 신원 확인을 했었는데 요즘은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확인을 못하는 점이 있다. 저희들도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 운영에 허점이 드러나자 체육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종목 단체 관계자는 "공정해야 할 스포츠 경기에서 대리 출전이라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유감"이라며 "개최지역 팀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이후 연맹과 주최 측은 관련 회의를 열고 A·B선수가 출전한 2㎞ 개인출발, 스크래치, 단체 스프린트, 단체 출발, 개인 도로, 개인 도로 단체 등 6경기에 대해 모두 실격 및 몰수패 처리 했다.
강원도체육회는 "도사이클연맹 측에 시정조치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전 종목에 대한 신원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민체전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삼척종합운동장을 비롯해 종목별 경기장에서 18개 시군 1만 2천여 명의 선수단과 관계자가 참가해 43개 종목의 실력을 겨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