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7일 미국 워싱턴 펜타곤에서 열린 미국과 호주 국방장관들. 연합뉴스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호주, 영국과 체결한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방 당국자는 "우리는 전임 행정부의 오커스 구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와 부합하는지 보장하기 위해 오커스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3국이 2021년에 체결한 오커스 안보 협정은 광활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재래식 무장) 역량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2030년대 초부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최대 5척을 호주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 호주와 영국은 미국의 첨단기술을 도입한 재래식 무장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공동 개발해 각자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2030년대 후반 영국에, 2040년대 초반 호주에 첫 잠수함을 인도하는 게 목표다.
그러나 미국이 조선업 역량 약화로 자국에 필요한 핵잠수함조차 제때 건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호주에 판매할 여력이 있느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집단 안보에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커스 협력에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 중에는 국방부의 동맹 정책을 수립하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있다.
콜비 차관은 작년 영국의 싱크탱크 행사에서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은 희소하고 대단히 중요한 상품으로 미국의 수요를 맞출 만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필요한 때에 왜 이 왕관보석 같은 자산을 줘버리냐는 게 내 걱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커스 합의를 수정하거나 폐기할 경우 오커스를 통해 방어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 영국과 호주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