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칼 타마요. KBL1~3차전: 평균 77.0점, 야투율 42.2%, 3점슛 30.3%
4~6차전: 평균 51.7점, 야투율 29.4%, 3점슛 23.1%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초반부의 창원 LG와 4차전 이후의 창원 LG는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LG는 정규리그 챔피언 서울 SK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잠실 1,2차전을 이겼고 기세를 몰아 11년 만에 창원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경기까지 잡아내면서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LG는 3점슛 라인 안쪽을 단단하게 방어하는 수비 라인으로 자밀 워니를 상대했다. SK의 3점슛이 터진다면 위험할 수 있었지만 3차전까지는 터지지 않았다. 양준석은 과감하면서도 뛰어난 포인트가드, 칼 타마요는 KBL 최고의 포워드인 것처럼 보였다. 이때까지 유기상의 외곽이 침묵했음에도 LG에게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4차전부터 득점력이 실종됐다. LG는 지난 11일 창원 4차전에서 SK에 48-73으로 졌다. 챔프전 단일경기 최소 득점. 야투 62개를 던져 15개밖에 넣지 못했다. 성공률은 24%. 승리를 기대할 수 없었다.
13일 잠실 5차전에서는 56-86으로 30점 차 대패를 당했다. 마침내 유기상의 3점포가 살아났지만 역부족이었다. LG는 2쿼터에 15-25, 3쿼터에 11-24로 각각 밀리며 대패를 당했다. 팀 3점슛 성공률은 23%에 그쳤다. 속공 점수에서는 2-12로 밀렸다.
LG와 조상현 감독이 느낀 불안감은 15일 창원 6차전 전반에 극대화됐다. LG는 전반 20분 동안 17득점에 그쳤다. 1쿼터에 10점을, 2쿼터에 7점을 각각 넣었다. 3점슛 12개를 던져 1개도 넣지 못했다. 전반 막판 베테랑 슈터 허일영이 던진 3점슛이 림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수준으로 아깝게 불발되자 경기장에서 LG 팬들의 엄청난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결과적으로 LG는 4차전 1쿼터부터 6차전 2쿼터까지 10번의 쿼터 연속으로 득점 싸움에서 밀렸다. 그래도 후반은 달랐다. LG는 6차전 3쿼터에서 3점슛 4개를 넣었고 4쿼터에도 외곽포 3개를 터뜨렸다. 경기 막판 SK와 득점 공방에서 밀리지 않고 시소 게임을 탔다.
51-54로 졌지만 3,4쿼터에서는 SK보다 득점이 많았다. 3연승 후 3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처진 LG의 희망적인 요소는 그래도 6차전 후반 반등의 가능성을 찾았다는 점이다.
유기상은 후반에 3점슛 4개를 포함해 팀내 최다 14점을 기록했다. 타마요도 적극성을 되찾으며 후반 6점을 보탰다. LG의 후반 3점슛 성공률은 33%(7/21)로 분명 이전과는 달랐다.
조상현 LG 감독은 전후반이 달랐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SK 수비를 5대5로 뚫기는 어려워 트랜지션을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영리하게 잘 이행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LG는 후반 들어 공격 템포를 끌어올렸고 직접적인 속공이 많지는 않았지만 상대 수비가 완전히 준비를 갖추기 전에 득점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게 전후반의 가장 큰 차이였다.
창원 LG 유기상. KBL전희철 SK 감독도 "3쿼터 때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지친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열심히 뛴 것도 있지만 LG가 3쿼터 들어 빨라졌기 때문인 것도 있다. 이어 전희철 감독은 "트랜지션을 통해 LG의 오픈이 많아졌다. 7차전 때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SK와 마찬가지로 나란히 벼랑 끝에 LG의 해법은 명확해졌다. 양준석과 유기상 등 2001년생 젊은 백코트를 중심으로 공격의 템포를 끌어올려야 한다. 트랜지션, 빠른 공수전환은 SK의 주무기인데 LG 역시 트랜지션에 창단 첫 우승 여부가 걸렸다. 요즘 농구의 트렌드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