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KBLKBL 코트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 3차전까지 내리 패해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던 정규리그 챔프 서울 SK가 프로농구 무대에서 없었고,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없는 '리버스 스윕' 달성을 눈앞에 뒀다.
SK는 15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원정 6차전에서 LG를 54-5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1~3차전과 4~6차전의 양상이 정반대다. 3차전까지는 전희철 SK 감독의 고민이 많았다. 수비를 안으로 집중시켜 자밀 워니를 철저히 틀어막는 LG 수비에 대책이 없었다. 3점슛이 안 터졌기 때문이다.
4차전부터는 정반대다. SK는 김형빈과 김태훈을 중용해 사이즈와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고 3점슛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규리그 MVP 안영준도 살아났다. 반대로 LG는 3차전까지 대단했던 칼 타마요가 침묵에 빠지면서 공격 옵션이 단순해졌다.
LG는 홈 4차전에서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소 득점에 허덕였고 원정 5차전에서는 30점 차로 졌다. 그리고 6차전에서도 기를 펴지 못했다.
양팀의 전반 스코어는 29-17이었다. SK는 LG의 득점을 17점으로 묶었다. 양팀 합산 46점은 역대 챔프전 전반 최소 기록. SK도 답답했지만 LG는 더 답답했다. 전반전 팀 야투율이 25%, 3점슛은 12개를 던져 1개도 넣지 못했다.
그래도 LG는 3쿼터 들어 조금은 나아졌다. 정인덕이 팀의 15번째 시도 끝에 첫 3점슛을 넣었을 때 어느 때보다 큰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슈터 유기상도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SK는 흔들렸다. 침착하지 못했고 분위기에 휩쓸렸다. 그래도 SK는 역시 강한 팀이었다. LG가 추격할 때마다 김선형의 3점슛, 워니와 오세근의 골밑 득점 등 흐름을 끊어주는 한 방을 터뜨렸다. 점수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SK는 리드를 유지했다.
LG는 3쿼터 10분 동안 16-9로 앞섰다. 4차전부터 LG가 단일 쿼터 득점 싸움에서 SK를 앞선 건 처음이었다. LG는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추격을 이어갔다. 종료 7분 14초 전 유기상의 베이스라인 3점슛이 터지면서 마침내 스코어는 40-40 동점이 됐다.
그리고 1분 후 타마요가 워니의 공을 가로채 속공 득점을 터뜨리면서 마침내 스코어가 42-40으로 뒤집혔다. 이후 양팀은 역전을 주고 받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종료 2분을 남기고 스코어는 47-47 동점이었다.
작전타임 이후 LG 유기상이 3점슛을 터뜨렸다. 그러자 전희철 감독은 SK의 마지막 작전타임을 부르는 승부수를 던졌다. 워니가 그림같은 3점슛을 터뜨렸다. 다시 동점이 됐다.
이후 수비를 성공한 SK는 전매특허 속공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김선형이 어시스트했고 안영준이 득점을 만들었다. LG가 1점 차로 추격한 가운데 워니가 결정적인 골밑 득점을 터뜨렸고 그 순간 전희철 감독은 두 팔을 높게 들고 포효했다.
그렇게 시리즈는 원점이 됐다. 워니는 15점 11리바운드, 안영준은 10점 10리바운드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이제 양팀의 시리즈는 오는 17일 잠실 7차전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