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15일 서울 박정희기념관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15일,
대표적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정희'란 키워드로 깜짝 회동을 가졌다. '범보수 지지율 1위'인 김 전 장관과 이 지사는 출마의사를 밝힌 당 내 예비후보들 중에서 이른바 윤심(尹心)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지사의 제안으로 만난 두 사람은 이날 이른 아침 서울 마포구 박정희기념관에서 만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이 지사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이전에는 먹고 살기 힘든 나라였는데 박 전 대통령의 설계로 10대 경제대국이 됐기 때문"이라며 "(다만) 현재 대한민국은 한계에 와 있다. '새로운 박정희' 구상을 통해 초일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되도록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을 향해 "박정희 동상을 경북도청에 만들어 놨는데 어제 방문해 주셨다. 대한민국을 새로 살리는 데 힘을 합쳐서 해보겠다는 뜻으로 만났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은 광화문광장에 세워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 주장이다. (박정희)기념관 앞에 먼저 세우면 되는데 반대·우려가 있어서 아직까지 공장 창고에 누워 계신다"며 "나라 전체를 봐서도 손실이고 수치"라고 보조를 맞췄다.
앞서 탄핵정국에서 줄곧 윤 전 대통령의 탄핵안 기각·각하를 주장했던 두 사람은 추후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 불거진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공유했다.
이 지사는 "우리 당 경선을 하는데, 다른 (후보)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당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밖에 있는 사람'을 추대하는 것은 별로다"라고 밝혔다. 김 전 장관도 "최종적으로는 한 (대통령) 권한대행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경선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좀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소위 '반명(反明) 빅텐트론'과 관련해선 여지를 열어뒀다. 김 전 장관은 "우리가 선거라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선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후보, 또는 DJP(김대중-김종필) 등(의 사례가 있었다)"며 "컨벤션 효과 등 당 경선이 끝나는 시점에 가서 또 판단해야 될 문제"라고 언급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과의 '햄버거 회동'에 이어 이날 이 지사와 만남을 잇따라 가진 데 대해선 "누구라도 자주 만나고, 우리끼리 이런 것(회동)들은 자주 있을 수 있다. 앞으로 계속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 등을 두고는 "같이 하시면 좋은데 굳이…"라면서도,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들도 (당 내) 지도자시기 때문에 만나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전 민주당 대표)를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든지 간에 힘을 합쳐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