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를 입은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해안. 독자제공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에 고대하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산불 피해지역에는 강우량이 적어 산불 장기화 여부를 가를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7일 경북에 5㎜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것으로 예보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산불 피해지역인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을 중심으로는 1~4㎜의 매우 약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이번 비가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정기 브리핑에서 "비의 양이 적어 진화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열린 산림청 현장 브리핑. 정진원 기자
하지만 대기 중의 수증기가 많아지면서 화기(火氣)를 누그러뜨리고 불똥이 먼 곳으로 날아가 산불이 번지는 '비화'(飛火) 현상은 다소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불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확산 방지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비가 내린 뒤에는 한동안 별다른 비 소식이 없어 이날 진화율에 따라 경북 초대형 산불의 장기화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이날 비는 다른 지역의 산불 예방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5㎜ 비가 내리면 약 23시간, 10㎜ 비가 내리면 46시간 정도 산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따뜻한 남서풍이 불겠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차가운 북서풍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한동안 동쪽으로 확산하던 산불이 남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비가 내려도 대부분 지역에서 건조특보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