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대한항공.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녀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이 나란히 궁지에 몰렸다.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패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대폭 낮아졌다.
대한항공은 26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1-3(20-25 23-25 25-18 27-29)으로 졌다.
이로써 PO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 89.4%는 KB손해보험의 몫이 됐다.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10.6%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은 2019-2020시즌을 제외하고 총 19차례 펼쳐진 역대 남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17차례다.
다만 대한항공에겐 '리버스 스윕' 경험이 있다. PO 1차전 패배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두 번의 사례 중 한 차례를 대한항공이 일궜다. 2017-2018시즌 PO에서 삼성화재에게 1차전을 내줬으나 2, 3차전을 내리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외국인 선수 러셀에 집중된 공격을 분산시키고, 국내 선수들이 분발할 필요가 있다.
PO 1차전에서 러셀은 양 팀 최다인 31점(공격 성공률 45.31%)으로 활약했으나, 무려 14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공격 효율도 25%로 저조했다.
나머지 국내 선수의 활약도 미미했다. 김민재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10점)을 올릴 정도로 공격이 분산되지 못했다. 러셀이 절반이 넘는 53.33%의 공격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한 곳에 치우치는 성향을 보였다.
세트 스코어 0-2로 뒤진 3세트에서 주전 세터 대신 유광우를 내세우며 분위기를 바꿨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유광우는 러셀과 정한용, 김민재 등을 고루 활용해 3세트 승리를 이끌었으나, 듀스 접전이 펼쳐진 4세트까지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대한항공은 28일 안방인 계양체육관으로 KB손해보험을 불러들여 PO 2차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이 2차전에서 반등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현대건설,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한국배구연맹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도 벼랑 끝에 몰렸다. 25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여자부 PO 1차전에서 정관장에 0-3(24-26 23-25 19-25)으로 완패했다.
여자부는 역대 18차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현대건설로선 0%의 확률을 뚫어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막판 나란히 왼쪽 발목을 다쳤던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와 주전 미들 블로커 박은진을 선발로 내세워 최상의 전력으로 현대건설에 맞섰다.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7일 왼쪽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아시아 쿼터 위파위의 공백이 아쉬웠다. 공수 양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위파위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PO 1차전에 나섰다.
예상대로 정관장은 매서운 화력을 뿜었다. 주포 메가가 양 팀 최다인 24점에 공격 성공률 41.67%로 펄펄 날았다. 부키리치도 11점에 공격 성공률 35.48%로 제 몫을 다했다.
현대건설의 쌍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모마와 정지윤이 각각 23점, 11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흔들리는 리시브가 발목을 잡았다. 현대건설의 리시브 효율은 정관장(22.22%)보다 5.32% 낮은 16.9%였다.
리시브가 불안했던 탓에 미들 블로커 라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베테랑 양효진은 블로킹 없이 공격 득점 3개에 그쳤다. 이다현은 블로킹 3개를 잡아냈지만, 공격 득점은 1개가 전부였다. 현대건설의 장점인 미들 블로커 라인이 무너진 셈이다.
현대건설로선 '공수 겸장' 위파위의 공백을 이겨내야 반등을 이룰 수 있다. 두 팀의 PO 2차전은 27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