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시범경기. 연합뉴스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새롭게 지은 야구장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홈경기 암표 거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 가까운 가격에 표가 팔리고 있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1일 대전CBS가 오는 28일 신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홈 개막전 경기 표를 파는 주요 사이트를 살펴보니 매 당 8만 2천 원에 책정한 포수후면석 가격이 45만 원, 4만 4500원인 내야커플석이 39만 원 등에 올라와 있었다.
2만 5500원인 내야지정석A의 경우 35만 원을 책정했다. 10배가 넘어가는 가격이다.
이런 암표 글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만 원짜리 표가 수십만 원으로 둔갑해 판매 중이었다.
표를 구하지 못한 누군가가 암표를 사서 혼자가 아닌 2~3명과 함께 야구장을 간다고 했을 때 100만 원을 넘게 주고 관람해야 하는 셈이다.
한화는 지난 2023년부터 수년 간의 관람객 누적 자료와 점유율 등을 산정해 경기별 표 가격을 각 구간으로 나눠 다르게 받고 있다. 홈 개막전은 다른 날보다 비교적 비싼 '스페셜' 구간으로 지정돼 있다.
암표를 두고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이른바 '매크로'로 확보한 암표라는 추측과 일부 얼리(선예매) 회원이 주요 좌석을 우선 선점한 뒤 표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내놓은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선예매 회원은 개막전 선착순 모집 기간에 15만 원을 내면 기존 예매일보다 하루 빠르게 예매 자격을 얻는다. 한화는 앞서 선착순 700명에 맞춰 선예매 회원을 모집했다.
암표로 얻은 이익이 선예매 자격을 얻으면서 낸 가입비를 뛰어넘으면서 암표 매매에 한 번만 성공해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된다.
온라인 사이트 캡처인기가 치솟은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대구와 광주에서는 암표를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는 경찰의 발표가 나왔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한화의 연고지 대전에서도 관련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화는 지난해 열린 71차례 홈 경기 가운데 47경기 매진을 기록하며 KBO 구단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팬은 "아무리 야구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저 가격으로는 도저히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선량한 관람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