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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尹탄핵 터널', 일상화 된 갈등…시민들 '피로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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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탄핵 장기화 국면…극한 치닫는 찬반 갈등
野의원 대상 계란 테러 사건까지
시민들 "답답하고 불안"
전문가 "헌재가 빨리 불확실성 해소해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 등 재판관들이 입장해 목례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 등 재판관들이 입장해 목례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예상을 벗어나 장기화 되면서 탄핵 찬반 민심 충돌에 따른 혼란이 커지고 그에 따른 국민들의 심리적 피로도 누적되는 모양새다. 급기야 헌재 앞에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던 국회의원이 계란에 맞는 테러 사건까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탄핵 소용돌이'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불확실성과 국가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진단하며 헌법재판소(헌재)가 이 같은 상황도 고려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탄핵 찬반 갈등도 장기화…급기야 野 의원 얼굴에 '계란 테러'까지

연합뉴스연합뉴스
이번 주가 지나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재에 접수된 지 100일을 넘기게 된다. 이번 탄핵 심판 기간은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사례와 비교했을 때 가장 길다. 지난주부터 줄곧 선고 임박 관측이 잇따랐지만 모두 빗나갔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탄핵 찬반 갈등도 장기화·과열화하면서 20일에는 국회의원이 헌재 앞에서 '계란 테러'를 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갑자기 날아온 계란에 얼굴을 맞은 것이다. 현장에는 태극기와 '탄핵 각하'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린 상황이었다.

곧바로 경찰은 종로경찰서 형사과를 중심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려 용의자 추적에 나서는 한편, 헌재 정문 앞과 맞은편 인도에 모여 있던 1인 시위자와 유튜버들을 해산 조치했다. 서울경찰청은 폭력 사태 재발 방지 차원에서 헌재 인근에 시위자가 몰려들지 않도록 차단하기로 했다.

이런 강경 조치에 일부 시위자는 확성기에 대고 경찰을 향해 "같이 죽자 개xx들아" 욕설을 퍼부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헌재 인근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해 경찰이 상황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시민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 피로감 호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지하철 안국역에 탄핵 심판 선고일 임시 휴업 공고문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지하철 안국역에 탄핵 심판 선고일 임시 휴업 공고문이 붙어 있다. 류영주 기자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이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접하고 있는 시민들은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낀다"며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만난 강정미씨는 "(선고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마치 희망고문을 당하는 것 같고, 혹여나 기각이 될까 걱정도 된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싶다"며 "부정적인 말들이 계속 외부로 나와, 별 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세뇌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미씨도 "아침마다 언제 선고할지 찾아본다"고 말했다. 오모씨는 "탄핵 국면이 오래 갈수록 더 분열될 것 같다"며 "기사를 보면 한 쪽은 탄핵, 다른 쪽은 기각이라고 하는데 시민들은 뭐가 맞는지 알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김다연(29)씨는 "처음에는 당연히 파면이라고 생각했는데 헌재 심판이 길어지니까 (탄핵 여부에 대해) 진짜 다툼의 소지가 있는 것인지 혼란스럽기 시작했다"며 "굉장히 답답한 마음 뿐이고 빨리 선고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계 전문가 "불확실성 해소해야…빠른 선고 이뤄지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주말인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주말인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류영주 기자
각계 전문가들은 12.3 비상계엄 이후 3달 넘게 탄핵 국면이 이어지면서 각종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손실이 막대하다고 진단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인 만큼 헌재의 심사숙고는 당연하지만, 이제는 선고 시점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때라는 의견이 많았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김윤태 교수는 "정치 갈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집회가 격화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갈등 비용이 증가한 건 사실"이라며 "헌재가 빠른 선고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갈등과 경제적인 악영향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송재룡 특임교수도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면 다양한 해석을 찾아보면서 (입장에 따라) 극단화될 수 있기에 탄핵 기각이든, 인용이든 일단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임효창 교수 역시 "불확실성이 길어질 수록 한국 경제의 대외 이미지 등을 회복하려면 굉장히 오래 걸린다"며 "우리의 내부적인 문제가 외부로 뻗어나가는 위기를 막으려면 탄핵 결정이 빨리 이뤄져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도 "(외부적으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대외 정책에 대해 적합한 대응을 못하고 있고, 국내적으론 경기도 안 좋은데 과감한 정책들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이나 문제 해결 등이 미뤄지기 때문에 결국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이런 불확실성을 없애고 다음 정치 일정을 확실히 하는 것이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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