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제6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배우 진 해크먼과 부인 벳시 아라카와. AP=연합뉴스할리우드 유명 배우 진 해크먼과 그의 부인 벳시 아라카와가 사망한 가운데, 해크먼이 남긴 1160억원에 달하는 유산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해크먼의 유산 8000만 달러(한화 약 1160억원)에 대한 유언장이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해크먼은 자신의 재산을 30년간 함께 산 아내 아라카와에게 남겼다. BBC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1995년 아라카와를 유일한 수혜자로 지정했으며, 해당 유언장은 2005년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됐다.
해크먼은 이미 고인이 된 전처 페이 말티즈와의 사이에서 60대인 크리스토퍼와 엘리자베스, 50대인 레슬리 등 자녀 3명을 뒀다.
캘리포니아 변호사 트레 로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수혜자가 없다는 전제하에 이 재산이 자녀들에게 자동으로 넘어갈 수 있다"라며 "무순위 상속법에 따라 자녀들은 법적으로 상속을 받을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 아라카와가 해크먼보다 먼저 사망했기 때문에 아라카와가 해크먼의 유언장에 따른 적법한 상속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아라카와는 지난달 11일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해크먼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7일경 심장병으로 사망했는데, 그가 앓던 알츠하이머병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검시관은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부인의 사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한 이들 부부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된 반려견은 검사 결과 탈수와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해크먼은 8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전설'로 불리는 배우다. 196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아메리칸 뉴웨이브 시네마'의 중요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며, 1971년 영화 '프렌치 커넥션'과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슈퍼맨' 시리즈, '노 웨이 아웃'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