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12·3 내란 사태 국면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에 앞장서 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부 보수진영의 '주요 타깃'에 올랐다. 거리에서 맥주캔 테러를 당하는가 하면, 자칭 우파단체로부터 고발장까지 날아왔다.
위기에 몰린 보수진영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인 김 지사로 견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지사는 중단 없는 탄핵 촉구 행보를 예고했다.
尹탄핵 공격수 김동연에 '화살' 날린 보수진영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와 자유대한호국단(호국단) 측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지사 등을 '국가공무원법위반 혐의'로 고발하러 왔다"고 밝혔다.
가세연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영상에서 이들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위해 애국가를 불렀다는 이유로 정치중립 위반 혐의로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렇다면 '김동연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탄핵 반대 행위로 법적 시비에 걸렸으니 민주당 단체장인 김 지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어 "탄핵 찬성 집회에 가서 피켓을 들고 대통령 퇴진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고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린 김동연은 더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지사의 경우 (SNS 등에) 내란수괴 윤석열이라는 표현을 썼으므로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될 것"이라며 "또한 1인 시위 하면서 내란수괴 파면하라고 한 건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이 '작은 선물'로 (추가 혐의를) 안겨 줬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들이 고발한 대상은 김 지사 외에 박정현 부여군수, 문인 광주광역시 북구청장 등도 포함됐지만, 기자회견 초반부터 김 지사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행보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가세연과 호국단이 강성 보수층을 대변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재명 대표에게 집중되던 보수진영의 화살이 이 대표의 당내 경쟁자인 김동연 지사에게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맥주캔' 테러까지…"李 대항마 金으로 견제 확대"
김동연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김 지사를 향한 공격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일 김 지사는 퇴근 시각 이후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내란수괴 즉시파면'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 1인 시위를 이어가던 중, 한 남성(60대 추정)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이른바 '맥주캔 테러'다.
이 남성은 연달아 "네가 뭘 알아"라고 소리치며 김 지사 쪽으로 맥주캔을 던져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캔이 터지면서 맥주가 사방으로 튀기는 했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김 지사가 시위를 통해 던지던 메시지들이 윤 대통령의 실정과 위법성을 강조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보수 지지자의 물리적 공격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보수진영이 김 지사를 정조준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그간 김 지사의 일관된 '윤 정부 비판'과 적극적인 '탄핵 촉구' 행보가 깔려 있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윤 정부의 정치·외교·경제·안보 정책 등에 대해 자신의 고위 관료(경제부총리·기재부장관 등) 경험을 토대로 강하게 쓴소리를 내 왔다.
내란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탄핵 찬성 집회 등에 꾸준히 출석 도장을 찍으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비명계 중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가장 활발하게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강성 보수층의 집중적인 견제대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야권 차기주자 지지율에서도 (김 지사가) 이재명 대표에 이어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선거법 2심에서 유죄를 받게 되면 후보 교체론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고 풀이했다.
김동연 "국가 불확실성 제거 위한 지도자로서 책무"
김동연 지사. 경기도 제공이런 가운데 김동연 지사는 '보수의 표적이 되더라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극우 유튜버들이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고,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도 않는다"면서도 "내란 주동 세력에 대한 조속한 탄핵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언사와 행동을 끊임없이 계속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내란종식과 조속한 탄핵,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의 제거다"라며 "필요한 곳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조기 탄핵을 위한 주장을 굽히지 않겠다. 이로 인해 수사를 한다고 해도 10번이고 100번이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