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13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향해 "이재명 세력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천 처장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지만, 법원의 행정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사법 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천 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서울중앙지법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두고 "지금 (윤 대통령이) 구속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의) 즉시항고에 따른 상급심의 법적 판단을 하는 데는 특별한 장애는 없다"며 "재판부 입장처럼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천 처장의 발언으로 야권은 대검찰청에 항의 방문을 하는 등 역공에 나선 상태다.
반면 여당으로서는 윤 대통령 구속취소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목소리로 사법부가 편향됐다는 반박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 구속취소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자체부터 적법하지 않았고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도 졸속이라는 취지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던 차에 천 처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여당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에 이어 율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도 연이어 입장문을 내고 비판에 가세했다.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 처장 발언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명백한 실언"이라며 "더 나아가 법무·검찰 사무에 대한 부당한 외부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의 최후보루인 법원의 행정을 책임지는 대법관의 답변으로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민주당의 겁박에 떠밀려 입장을 번복하고 즉시항고를 제기한다면 피고인의 절차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부끄러운 오명을 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몸풀기에 나선 홍준표 대구시장도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듯 "법원행정처장이 법관의 재판을 비판하고 검찰을 수사 지휘하는 전대미문의 해괴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