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오후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포천=사진공동취재단지난 6일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오폭 사고 당시 자칫하면 사격장 인근 군인 아파트를 폭격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 조종사들은 사격 전날 표적 좌표를 비행계획장비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위도를 잘못 입력한데 이어 표고(해발고도)도 수정했다.
원래 표적인 승진과학화훈련장의 표고는 약 2천 피트(610m)인 반면, 잘못 입력한 좌표의 표고는 약 500 피트(152m)로 자동 산출됐다.
조종사들은 그러나 별다른 의심 없이 훈련계획서에 적힌 대로 표고를 2천 피트로 임의 변경했다.
다만 이로 인해 민간인과 군인 다수가 다치긴 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있었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오후 마을 일대에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포천=사진공동취재단
만약 표고 수정이 없이 폭격이 이뤄졌다면 500파운드짜리 MK-82 폭탄 8발이 향할 곳은 5층 군인 아파트 4개동이었다.
이는 사선 방향으로 낙하하는 폭탄 특성상 표고가 낮을수록 탄착 지점은 멀어지는 이치에 따른 것이다. 실제 폭탄이 떨어진 곳은 오입력된 좌표에서도 약 2km 벗어난 지점이었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13일 당시 조종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조사본부는 또 지금까지 수사 결과,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