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마법사 군단'의 사령탑은 부담을 주기 싫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마음가짐이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6일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KT는 호주 질롱에서 1차 캠프를 차려 기본기를 다졌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전 평가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진행했다.
웬만한 고민거리는 해결하고 왔다. 다른 팀들은 아직도 정하지 못한 선발 로테이션 5자리를 정했다. 타선 윤곽도 어느 정도는 잡혔다.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개막전을 기다리면 된다.
이강철 감독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스프링캠프는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래서 선수들 몸도 잘 빨리 만들어진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어 "지금 거의 다 된 것 같다"며 "이제는 엔트리 정리 정도만 마치면 되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그럼에도 고민은 있었다. 캠프에서 가장 큰 숙제는 '내야 교통정리'였다. 그 중심에는 '유틸리티'로 다양한 포지션 실험 대상이 된 황재균이 있었다.
3루수 허경민이 팀에 합류했고, 유격수 심우준(한화 이글스)이 이적하면서 내야에 큰 혼란이 생겼다. 캠프 전까지만 해도 당초 3루를 보던 황재균이 1루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황재균을 유격수, 외야수로도 실험하며 맞는 옷을 찾았다.
사령탑은 어떤 포지션에 황재균을 기용할까. 이 감독은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이어 "어차피 황재균은 유틸리티 자원이다. 시범경기 끝날 때까지 계속 실험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마친 KT 황재균. 연합뉴스새로 들어온 선발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오원석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감독은 헤이수스를 향해 "주위에서 더 좋아졌다고 하더라. 잘 던졌다"며" 야구에 진심이고 머리도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오원석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봐야 될 것 같다"면서도 "적응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쁘지 않은 상태다. 헤이수스도 오원석을 돕고 있다"고 알렸다.
최근 KT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슬로우스타터'다. 시즌 초중반까지 하위권을 맴돌다, 중후반이 지나면 매섭게 승리를 쌓아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따낸다. 실제로 KT는 2020시즌 이후 매년 가을야구를 맛봤다.
올해는 초반부터 기세를 올릴 수도 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최고의 몸 상태로 개막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령탑은 담담했다. 3월 성적에 대해 "저희는 상관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우리한테 3월 성적이 중요했던 적이 있느냐"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초반부터 치고 나갈 각오를 마쳤다. 황재균은 "올해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 코칭 스태프들, 팬분들도 기대한다"며 "이번에는 처음부터 치고 올라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강백호 역시 "올 시즌에는 저희 팀이 작년보다는 더 좋은 위치에서 가을 야구를 시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KT 강백호. 연합뉴스준비를 마친 KT는 오는 8일 LG 트윈스와 시범경기 첫 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은 22일 수원 홈에서 한화 이글스전으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