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성 서운면 산평리 인근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성=박종민 기자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원인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은 28일 오전 10시 30분쯤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공단,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국토안전관리원, 수원지검 평택지청과 사전 회의를 진행한 뒤 합동 감식에 착수했다. 현장감식에는 각 기관 관계자 3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고 현장이 일반적인 현장과 달리 지상으로부터 매우 높은 곳에 있는 점을 고려해 여러 특수 장비를 동원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붕괴한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가 거치돼 있던 교각의 최대 높이는 52m이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중 진행한 현장 브리핑을 통해 "사고 현장이 매우 넓기도 해 일단 어떤 방식으로 감식할지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논의를 거친 뒤 어떤 기관이 주체가 돼 대형 크레인, 드론, 3D 장비 등을 투입할지 모두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구체적인 감식 방식을 정한 뒤 이후에도 지속해서 현장 감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붕괴한 거더에 콘크리트와 철근 등 자재가 적정량이 들어갔는지, 거더의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스크류잭'(높이 조절 및 고중량 물체 받침용 장비)이 제 역할을 했는지, 거더가 고정핀을 통해 교각에 제대로 고정됐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계획서에 따르면 거더를 고정하는 안전벨트가 설치돼있어야 했는데, 실제 설치 여부 등도 확인할 계획"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붕괴로 인해 차단된 도로의 통행이 재개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 9시 49분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교각 위의 거더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0명이 추락·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