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세터 한태준. KOVO 제공'초대 영플레이어상'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세터 한태준(우리카드)은 올 시즌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우리카드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프로 3년 차인 한태준은 '영플레이어상' 후보군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 시즌부터 신인선수상 명칭을 '영플레이어상'으로 변경했다. 명칭 변경과 함께 수상 기준도 바뀌었다. 기존 신인상은 프로 입문 1년 차 선수만 대상이었다. 하지만 '영플레이어상'은 직전 두 시즌에 신인선수로 등록된 선수까지 후보가 된다.
수상 범위가 '프로 3년 차'로 확대된 것. 초대 영플레이어상 후보 대상자는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2024-2025시즌에 데뷔한 선수다.
토스하는 우리카드 한태준. KOVO 제공덕분에 2022-2023시즌에 데뷔한 한태준도 수상 가능성이 생겼다. 여러 경쟁자가 있지만 시즌 성적을 짚었을 때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임에 틀림 없다.
수성고 출신 한태준은 2022-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18경기 45세트를 뛰며 두각을 보였고, 프로 2년 차에는 36경기 140세트나 코트에 오르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 3년 차인 올 시즌에는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중이다. 한태준은 올 시즌 31경기 128세트를 뛰며 모든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한태준은 "이번 시즌 전 경기를 뛰는 세터가 많지 않다. 그래서 매 경기 붙박이 주전 세터로 뛸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감독, 코치님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 세터 한태준. KOVO 제공단순 경기만 많이 뛴 것도 아니다. 남자부 최다 세트 시도 및 성공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한태준은 총 2674번의 세트를 시도해 1415차례 성공시켰다. 리그 내에서 2천 번 이상 세트 시도, 1천 번 이상을 성공시킨 유일한 세터다. 두 부문 2위인 황승빈(현대캐피탈)은 총 1751번 세트 시도 중 981번을 성공했다.
세트당 평균 세트 기록도 근소한 차이로 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태준은 세트당 평균 11.055번의 세트를 기록했다. 1위 황택의(KB손해보험·11.099개)와 큰 격차가 없다.
직접 득점을 해결하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한태준은 올 시즌 득점 기록은 62개. 이는 세터 포지션 한정 공동 1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능력은 빛나고 있다. '디그 부문 톱8' 안에 든 유일한 세터이기 때문이다. 한태준은 세트당 평균 1.641개(279번 중 210번 성공)의 디그 기록을 작성, 해당 부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개한 기량을 시즌 내내 뽐낼 수 있는 요인은 철저한 몸 관리다. 한태준은 "컨디션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 코치님뿐만 아니라 트레이너 파트에서도 잘 관리해 주신다. 그 덕분에 많은 경기와 세트를 소화할 수 있다"며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동료들과 환호하는 한태준. KOVO 제공
'1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타이틀에 욕심이 있을까. 한태준은 "초대 수상이기 때문에 굉장히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후보군에 많은 선수들이 있다. 만약 수상한다면 그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더 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자만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되새겼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도 한태준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파에스 감독은 현역 시절 한태준과 같은 포지션인 세터로 활약했다.
파에스 감독은 한태준에 대해 "나이에 비해 매우, 매우 잘하고 있다"고 엄치를 치켜세웠다. 이어 "경험이 조금만 더 쌓이면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태준의 발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도 평가했다. 파에스 감독은 "잠재력이 아주 풍부한 선수다. 수비에서 더 발전하고 세터로서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V-리그 최고 세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KOVO 제공
우리카드는 올 시즌 15승 16패를 기록, 리그 4위에 올라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3위 KB손해보험(20승 10패·승점 56)과 승점 차를 3 이내로 줄여야 하지만, 남은 경기 수를 따져봤을 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태준은 남은 경기에서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한태준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분들에게 이기는 경기를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