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가 실적을 발표했다. 2년 연속 연 매출 2조 원 돌파 기록을 세웠으나,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하이브가 25일 발표한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2조 2545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수치다. 직접 참여형 매출은 전년 대비 1.8% 떨어진 1조 4453억 원, 같은 기간 간접 참여형 매출은 14.5% 오른 80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접 참여형 매출은 음반 및 음원 부문이 전년 대비 11.3% 하락했으나 공연 부문이 25.6%의 상승세를 보이며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는 게 하이브 설명이다.
음반 부문에서는 하이브 국내 아티스트 연간 써클차트 점유율이 전년 대비 2%포인트 오른 40%로 집계됐다. 세븐틴(SEVENTEEN)은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누적 판매량 1천만 장을 넘겼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앨범 2장이 연간 써클차트 톱 10 안에 들었고, 지난해 낸 앨범 3장 모두 일본 오리콘 연말 결산 차트에 진입했다.
엔하이픈(ENHYPEN)의 지난해 앨범 누적 판매량은 545만 장에 달하며, 미국과 일본 연간 앨범 차트에서도 각각 8위와 9위였다. 뉴진스(NewJeans)의 앨범 판매량 누적치는 300만 장 이상으로, K팝 여성 아티스트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는 데뷔 1년 반 만에 밀리언셀러(100만 장 이상 판매량)의 주인공이 됐다.
하이브 뮤직 그룹 아티스트는 음원 부문에서도 선전했다. 국내외 스트리밍 플랫폼 사용량을 망라하는 써클차트 '글로벌 K팝 차트' 톱 20 내 하이브 아티스트 곡은 15곡이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지민·뷔·정국의 솔로곡과 RM이 피처링에 참여한 메간 디 스탈리온(Megan Thee Stallion)의 '네바 플레이'(Neva Play)가 각각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이름을 올렸다.
르세라핌(LE SSERAFIM)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이지'(EASY)와 '크레이지'(CRAZY)로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다. 지난해 데뷔한 투어스(TWS)는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멜론 연간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아일릿(ILLIT)은 '마그네틱'(Magnetic)으로 K팝 데뷔곡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에 입성했다.
지난해 하이브 뮤직 그룹 아티스트는 콘서트 147회, 팬 미팅 25회 진행해 창사 이래 최대 공연 매출을 올렸다. 빌보드가 발표한 '2024년 K팝 공연 매출 차트'에 따르면 세븐틴,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각각 1~3위였다. 지난해 4분기 공연 매출은 18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었다.
간접 참여형 매출 중에서는 MD(기획 상품) 및 라이선싱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9.1% 증가한 42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들이 대규모 월드 투어를 열어 공연 관련 MD와 응원봉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방탄소년단·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각 그룹 멤버들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 상품이 큰 사랑을 받은 덕이다.
매출은 사상 최고치였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한 1848억 원이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병역 의무 이행에 따른 팀 활동 공백 △다수의 신인 그룹 데뷔로 인한 아티스트별 매출 비중 변화 △미국 현지화 그룹 캣츠아이(KATSEYE) 데뷔 투자 △하이브 라틴아메리카 설립 관련 투자 △위버스·게임 등을 포함한 신성장 사업 가동을 위한 선행 투자 비용 집행 등을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들었다.
올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하이브는 예상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컴백하는 데다 하이브 뮤직그룹 아티스트들의 고른 성장으로 발생할 규모의 경제 효과, 케이드 허드슨(Cade Hudson) 영입을 통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역량 강화,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법인의 매출 발생 등이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성장 사업 부문에서 성과가 나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위버스 디지털 멤버십 매출이 무료 사용 기간이 끝나는 올해 1월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하이브IM은 '아키텍트: 랜드오브엑자일', 본파이어 스튜디오의 신작 등을 통해 퍼블리싱 라인업을 강화하고, 모바일 퍼즐 게임 '퍼즐 세븐틴'을 포함해 다수의 자체 개발 타이틀도 순차 선보일 계획이다.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은 '수퍼톤 시프트' '수퍼톤 플레이'를 연이어 정식 출시했다. 수퍼톤 시프트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캐릭터 목소리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로 현재 약 35만 명이 가입했다. 수퍼톤 플레이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 기술을 적용해 150가지 목소리를 3개 언어로 지원하며 AI 챗봇 등 형식으로 B2B 납품된다.
이 밖에 하이브는 미국·일본·라틴 지역에서 새로운 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K팝 시스템과 노하우를 해외 현지 문화와 특성에 접목하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으로 시장 혁신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서는 비욘세(Beyonce), 아델(Adele) 등과 협업한 프로듀서 라이언 테더(Ryan Tedder)와 새로운 보이그룹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일본 와이엑스 레이블즈(YX LABELS, 옛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는 앤팀(&TEAM)을 잇는 새로운 J팝 그룹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