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정진원 기자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발생 시간인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동구 팔공산에 위치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유족과 지하철 노동조합 관계자 등 200여 명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하얀 면장갑을 끼고 주최 측인 2·18 안전문화재단이 준비한 나비 장식을 손에 들고 추모식에 참석했다.
영하 3도, 체감온도 영하 7도를 기록하는 매서운 추위에도 이들은 손난로를 이용해 얼어붙은 손과 얼굴을 녹이며 자리를 지켰다.
2·18 안전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인 김태일씨가 추도사를 읽자 유가족들은 끝내 눈물을 보이거나 고개를 숙인 채 들지 못했다.
김 전 이사장은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억하는 것은 대구 시민의 희생을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사회와 나라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자는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상처를 평화와 자유, 인권 등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키자"며 추도사를 읊었다.
이어 최근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희생자 수목장 공식 인정 여부 관련 소송에서 유족들이 패소한 것에 대해서는 "법원이 유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증거 해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야속하다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동화지구 상인들에게는 추모 시설이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 약속하고,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는 결국 추모시설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며 은밀한 합의를 촉구했다. 192 그루의 나무 밑에 묻혀 있는 희생자 일부의 유골은 이런 과정에서 모셔진 것"이라며 대구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18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정진원 기자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읽은 박성찬 현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도 수목장 관련 패소에 대해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박 이사는 "참사 사고 후 모든 수습은 대구시장이 행정부시장에게 위임해 처리했다. 대구시장의 사인이 없다고 법률적으로 (인정이) 안 된다는 해괴망측한 판결을 내렸다"며 법원의 판단에 유감을 표했다.
18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정진원 기자
추도사와 추모공연 등이 끝나자 추모식에 참석한 이들은 추모탑에 하얀 국화꽃을 헌화하고 수목장 묘역에 나비 장식을 꽂으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허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추도사를 전달했고, 대구시 관계자는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날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참배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앞서 추모식 직전 대구 동구 동화지구 상인 등 20여 명이 추모식에 반대하며 관광인프라를 조성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경찰의 중재로 주최 측과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