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정오 첫 미니앨범 '민와일'을 발매하는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마쉬. 엠플리파이 제공호주에서 인터랙티브 컴포지션(Interactive Composition)이라는 전공으로 대학에 다녔다. 멜버른에서 지낼 때는 가족이 "너무너무 그리웠"고, "떨어져서 살고 싶지 않아"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직장에 다니면서 음악 세션에 들어갔는데, 곡 쓰는 일이 주가 되면서 회사를 그만두었고, 예상치 못한 기회로 가수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자신을 '극한의 아이(I, MBTI 중 내향형을 의미)'이자 '대문자 I'라고 소개한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마쉬(Olivia Marsh)가 밝힌 데뷔 계기다.
지난 3년 동안 벌어진 일을 음악으로 엮어낸 첫 미니앨범 '민와일'(Meanwhile) 발매를 열흘가량 앞둔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올리비아 마쉬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장래 희망이 여러 가지였던 그는 해 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인 가수에 도전했고 데뷔에 성공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 온 올리비아 마쉬는 직장에 다니다가 프리랜서가 된 경우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영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사운드 디자인도 해 보고, 댄스곡도 만들며 지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전공 설명을 부탁하자 "아트(예술), 영화, 댄스에 씌워져 있는 음악이랄까. 사람들이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다른 아트와 콜라보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어떤 음악을 원하는지' 신경 쓰면서 소통하는 경험은 한국에서 프리랜서 작곡가로 활동할 때도 도움이 됐다. 올리비아 마쉬는 "'어떤 느낌을 원할까' '어떤 스토리를 풀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던 것 같다. 대학교 때 다른 작곡가님들하고도 많이 콜라보를 했는데, 한국에 와서도 K팝 비트 메이커, 작곡가분들, 프로듀서분들과 조금 더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미니 1집 '민와일'에는 지난 3년간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만든 5곡이 실렸다. 엠플리파이 제공프로듀서, 톱 라이너와 함께 곡 하나를 완성하는 작업을 거듭했다. 비트를 가져오면 톱 라인을 쓰고, 데모(임시) 보컬을 부르고 완성해서 보내거나, 아예 가수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작곡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묻자, 올리비아 마쉬는 "어렸을 때 곡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스스로 흥얼거리면서 가사 만들고, 피아노 학원 다닐 때 조금 안 좋은 스튜던트(학생)이었다. 연습 안 하고 그냥 제 거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웃었다.
'음악'에는 어릴 때부터 지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진짜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너무 큰 꿈"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음악 세션'이든 '가수'든 직업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그룹 케플러(Kep1er) 수록곡 '해피엔딩'(Happy Ending)을 시작으로 드라마 '판도라 : 조작된 낙원' OST '폴링 다운'(Falling Down), 남규리의 '할로'(HALO), 보아의 '정말, 없니?'(Emptiness), 휘인의 '코코 워터'(coco water) 등에 작곡가로 참여했다.
세션 작업을 하다가 현재 소속사 대표를 세션으로 만나, '가수를 해 보고 싶지 않니'라는 제안을 받았다. 올리비아 마쉬는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제 목소리로 제 스토리를 한번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엔 제가 너무 아이(I)여가지고 얼굴 내보내는 것도, 목소리 내보내는 것도 엄청 떨렸다"라고 돌아봤다.
올리비아 마쉬는 음악 세션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 가수로 데뷔했다. 엠플리파이 제공K팝 업계는 '그룹'의 수가 월등히 많고 솔로 아티스트의 수는 적은 편이다. 혹시 걸그룹 데뷔 제안은 없었는지 질문이 나오자, 올리비아 마쉬는 "그룹이든 솔로든 가수라는 걸 어렸을 때 너무너무 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꿈은) 왔다 갔다 했다. 목수도, 의사도 되고 싶었다"라고 웃으며 "너무 상상 가지 않는 상황에서 이렇게 기회가 와 가지고 하게 됐다. 복 받은 것 같다, 너무"라고 답했다.
다른 사람 사진을 찍는 건 좋아하지만 직접 카메라 앞에 서는 것에 "진짜 익숙하지 않았"던 올리비아 마쉬는 여전히 '영상 속 본인'을 볼 때 "너무너무 어색하다"라며 웃었다. 그는 "제 목소리를 듣거나 제 영상을 보면 '오 마이 가쉬!' 이렇게 느껴진다"라면서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모국어가 영어인 만큼 한국어로 소통하는 것 역시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는 것 같다. 앞으로도 노력하면서 늘고 싶다. 저의 다른 모습을 찾은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 '민와일'은 올리비아 마쉬가 지난 3년 동안 만든 곡으로 채워져 있다. '민와일'은 '그동안'이라는 뜻이다. 그는 "그동안 제 인생에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감정이 있었는지 다룬 EP다. 제가 가수로 데뷔해서 제 목소리로 발매될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 다양한 느낌이 많이 들어가 있다. 콜라주처럼 여러 스타일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1집 타이틀곡은 '스트래티지'와 '백시트' 두 곡이다. 엠플리파이 제공'민와일'에는 더블 타이틀곡 '스트래티지'(STRATEGY)와 '백시트'(BACKSEAT)를 포함해 '워터웍스'(WATERWORKS) '42' '피나 콜라다'(PINA COLADA) 등 5곡이 실렸다. 어떻게 이 5곡을 앨범에 담게 됐는지 묻자, 올리비아 마쉬는 "이 곡들을 쓸 때의 기억과 느낌이 많이 남은 것 같다"라며 "저에게도 의미가 있고 다른 사람들도 들으면서 힐링이나 위로가 될 만한 곡"이라고 말했다.
타이틀곡 '스트래티지'와 '백시트'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곡이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올리비아 마쉬는 "조금 느낌이 다르지만 비트감은 좀 있다. 춤추면서 들을 수 있는 곡일 것"이라면서도 "(춤) 추는 건 너무너무 재밌고 좋아하지만 아직까지는 실력을 좀 더 키워보고 (나서) 하고 싶다. 지금은 조금 자신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42'는 "발라드", '워터웍스'는 "찐한 알앤비(R&B)"다. '피나 콜라다'는 "여행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올리비아 마쉬가 "프리하게 즐길 수 있는 노래"다.
주로 쓰는 언어가 영어이다 보니 이번 앨범 수록곡이 전부 영어로 돼 있다. 한국어로도 작사해 본 적은 있다. 다만 이번 앨범엔 넣지 않았다. 올리비아 마쉬는 "제 발음이 어색해가지고"라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정말로 (한국어 곡을) 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2022년에 데뷔한 '선배'이자 친동생인 뉴진스(NewJeans) 다니엘은 가수로 데뷔한 올리비아 마쉬에게 어떤 말을 해 줬을까. 올리비아 마쉬는 "많이 응원하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니까 소통할 수 있고, 음악 너무너무 좋아하고 취향도 비슷하기 때문에"라며 "그냥 '트러스트 유어셀프'(너 자신을 믿어) 하면서 재밌게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해 줬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올리비아 마쉬, 오른쪽은 친동생인 뉴진스 다니엘. 엠플리파이/어도어 제공음악 작업을 같이 해 볼 생각은 없냐고 하자 "다니(엘)는 그런 생각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 계획은 없지만"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너무너무 하고 싶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 소속사와 분쟁 중인 다니엘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올리비아 마쉬는 "동생을 많이 응원하고 기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엄마도 꼼꼼히 모니터링하면서 올리비아 마쉬에게 힘을 주고 있다. "전 엄마 앞에서 노래 부르거나 공연 서는 게 제일 떨린다. 엄마가 정말 피드백을 잘 주셔서"라고 말문을 연 그는 "엄마는 항상 저를 응원하고 있다. 그냥 저를 믿고 제 감각대로 가라고, 그냥 재밌게 즐기면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엄청 서포트를 많이 하고 밀어주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가수라는 꿈이 너무 크고 멀게 느껴졌다고 직접 언급한 것처럼, K팝 업계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며 뛰어들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혹시 두려움은 없었을까. 올리비아 마쉬는 "저는 많이 설렜다. 저한테는 큰 한 발짝이었다. 도전 안 해 봤던 걸 도전하기 때문에 긴장 많이 했지만, 제 목소리를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운을 뗐다.
올리비아 마쉬. 엠플리파이 제공이어 "제 감성이 한 사람한테라도 통한다면 저는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한 것 같다. 그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를 주고 행복을 준다면 저는 너무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싱어송라이터로 첫 미니앨범을 선보인 올리비아 마쉬는 "작업을 오랫동안 안 하면 근질근질거린다"라며 앞으로도 가수와 작곡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아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자기 곡 수를 세어보지는 않았다면서도 "하나라도 팔면 너무 기쁘다"라며 해맑게 웃었다. 그는 "제가 쓴 곡을 다른 가수분이 불러주시는 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것 같다. 사실 처음 곡 팔았을 때 그 감정을 못 잊겠다"라고 말했다.
"제 색깔을 찾고, 제 월드(world)를 좀 빌딩(building)하면서, 보컬도 많이 늘고 싶다"라는 올리비아 마쉬의 첫 번째 미니앨범 '민와일'은 오늘(13일) 정오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