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손 전 회장이 혐의를 부인했다.
손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회사 등에 23차례에 걸쳐 517억 4500만 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손 전 회장에 대해 "처남 김 씨와 경제적 긴밀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이 김씨를 단순히 친인척 관계에서 도와준 게 아니라, 김씨가 불법대출을 통해 얻은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손 전 회장과 수십억원대 돈거래를 하고, 손 전 회장에게 고가의 승용차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총 16개 업체를 차주로 23차례에 걸쳐 517억 4500만 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433억 원(대출금 대비 약 83.7%)이 변제되지 못했다.
또한 손 전 회장은 2021년 12월 우리은행 승진추천위원회 심의 결과, 징계 전력 등을 이유로 당시 임모씨 승진을 반대하는 우리은행장에게 위력을 행사해 임 씨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려고 공정한 인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범행에 가담한 성씨와 전 본부장 임모씨 등도 이날 함께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임씨는 결국 센터장으로 승진해 김씨가 신청하는 대출을 직접 실행하거나 일부 대출은 서류를 정리해 본점에 승인을 올렸고, 성씨는 본점 여신지원그룹장으로서 이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날 재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손 전 회장 측이 검찰로부터 수사기록 열람·등사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진행돼 공소 사실(기소한 범죄 혐의 사실)에 대해 피고인 측이 혐의 인정 여부 등은 밝히지 못하고 종료됐다.
다만 재판을 마친 손 전 회장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공소사실을 다 자백하고 인정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손 전 회장과 함께 부당대출에 공모한 의혹을 받는 처남 김모씨도 이날 재판에서 혐의 사실에 대해 부인했지만, 우리은행 전 본부장 임모씨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상당 부문 협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작년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을 내줬다는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로 시작됐는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100억 원 규모의 불법 대출 의혹도 추가로 포착했다.
다음 공판은 4월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