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 시상식에서 김길리가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성남시청)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시상대에서 선보인 독특한 세리머니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길리는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지난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종합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으로 국제종합무대를 밟았다.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500m와 1,0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다만 지난달 제32회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에서 출전한 5개 종목을 석권한 뒤 "아시안게임에서도 5관왕에 오르고 싶다"며 5관왕을 목표로 삼은 그에겐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첫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김길리는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아 기쁘다"며 "이를 계기로 삼아 더 성장하는 김길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길리는 여자 1,500m 금메달 시상식에서 독특한 세리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프로야구 KIA의 열혈 팬으로 알려진 그는 2024시즌 정규리그 MVP(최우수 선수)를 수상한 김도영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제가 KIA 팬이다. KIA가 이번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서 그 기운을 받고 싶었다"면서 "김도영 선수가 세리머니를 했는데, 저와 동작이 비슷해서 그 기운을 받아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하는 김길리. 연합뉴스이번 대회에서 김길리는 세계 랭킹 1위를 의미하는 '금빛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이제 다른 분들이 저를 알아볼 기회가 됐다"면서 "더 많이 알아봐 주시고, 또 응원해 주실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씨익 웃었다.
내년 열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빛 헬멧'을 착용하고 뛰겠다고 한 그는 "1위의 기운은 계속 가져가 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길리는 "이제 제일 큰 목표가 올림픽이 됐다. 올림픽에 나가려면 선발전을 또 치러야 한다"면서 "세계 선수권도 남았다. 많이 경험하고, 훈련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가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1,000m에서 동계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뗀 장성우(화성시청)도 "내년 동계 올림픽까지 좋은 기세를 이어가겠다.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 노력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는데, 선수로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힘이 빠질 수 있다"면서 "금메달이 오히려 힘을 내게 한다. 이걸 계기로 더 노력하고 달려가도록, 활활 타오르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