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띠동갑 트윈타워' 이다현(위)과 양효진(아래). 한국배구연맹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에서는 뱀처럼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2001년생 기대주와 기량을 만개한 1989년생 베테랑 '뱀띠 스타'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뱀띠 스타'를 꼽자면 단연 '띠동갑 트윈타워' 양효진과 이다현(이상 현대건설)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 블로커인 두 선수는 가히 '통곡의 벽'이라 불릴 만하다.
1989년생 양효진은 데뷔 18년 차 '리빙 레전드'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MVP(최우수 선수)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 베스트7 미들 블로커 부문 10회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또 남녀부 통틀어 누적 득점 1위(7852점), 블로킹 1위(1622개)를 달리며 매 경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어느덧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지만 올 시즌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득점 11위(278점), 블로킹 6위(세트당 0.69개) 등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고, 속공은 49.25%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양효진과 함께 현대건설의 미들 블로커진을 지키는 2001년생 이다현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에는 '띠동갑 언니' 양효진을 넘어설 기세다.
데뷔 6년 차를 맞은 이다현은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커리어 하이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득점 부문은 20위(216점)로 비교적 낮지만, 블로킹 1위(세트당 0.87개), 속공 1위(50.30%)에 오르며 정상급 미들 블로커로 거듭난 모습이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서 첫 통합 우승을 경험한 뒤 한층 성장한 모습이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생애 첫 블로퀸과 함께 2021-2022시즌 이후 3년 만이자 개인 통산 2번째 베스트7 미들 블로커 부문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현대건설 이다현. 한국배구연맹올해는 '띠동갑 트윈타워' 양효진과 이다현에게 중요한 해다. 시즌 종료 후 나란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년째 현대건설에서만 뛰고 있는 양효진은 잔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해외 진출 의지를 키워온 이다현은 V-리그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일단 올 시즌 공동의 목표는 팀의 통합 2연패 달성이다. 상위권에서 흥국생명, 정관장 등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건설이 양효진과 이다현을 앞세워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여자부에서는 1989년생 배유나(한국도로공사), 2001년생 정호영(정관장) 등도 을사년을 맞아 도약을 꿈꾼다. 특히 지난 시즌 생애 첫 봄 배구 무대를 밟았던 정호영을 올해 반드시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 정한용. 한국배구연맹남자부에서는 2001년생 정한용(대한항공)이 뱀띠 주요 스타다.
정한용은 올 시즌 정지석과 곽승석이 오래 지켜온 대한항공의 아웃사이드 히터 주전 자리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반기에는 269득점으로 현대캐피탈 허수봉(319점)에 이어 토종 2위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일 한국전력전을 통해 복귀한 뒤 3경기를 소화했으나 아직 제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정지석, 곽승석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정한용이다. 컨디션만 끌어올린다면 언제든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갖췄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목표는 통합 5연패다. 하지만 현재 2위에 자리한 대한항공(승점 47)과 1위 현대캐피탈(승점 61)의 격차는 무려 14점이나 벌어진 상태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경우 설욕을 위해 챔피언 결정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러려면 여전히 대한항공으로선 정한용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1989년생 조국기(삼성화재)와 부용찬(OK저축은행), 2001년생 니콜리치(우리카드)와 이준협(현대캐피탈)이 을사년 새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뱀처럼 허물을 벗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