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추락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OK저축은행은 21일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1-3(29-27 23-25 18-25 18-25)으로 패했다.
7연패의 수렁에 빠진 OK저축은행은 4승17패 승점 16에 그쳐 최하위(7위)에 머물렀다. 6위 한국전력(승점 23·9승13패)을 바짝 쫓을 절호의 기회였으나, 오히려 승점 3을 내주면서 격차는 7점으로 크게 벌어졌다.
OK저축은행의 7연패는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 팀의 면모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 3년간 주포로 활약한 레오(현대캐피탈)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최우수 선수)를 거머쥔 레오는 올 시즌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득점 2위(435점), 공격 성공률 3위(55.62%)로 활약하며 현대캐피탈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의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루코니는 5경기 만에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대체 선수로 영입한 크리스는 경기당 평균 10점에 그치고 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강조하는 '범실 없는 배구'도 통하지 않고 있다. 팀 득점(1865점), 공격 종합(46.63%), 블로킹(세트당 2.24개), 서브(세트당 0.63개)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모두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사령탑의 철학뿐 아니라 의지도 결여된 모습이다. 이날 경기 전 '패할 경우 7년 만에 7연패의 수모를 겪게 되는데, 어떻게 준비했는가'라고 묻자 "(7년 만의 7연패는) 처음 듣는 얘기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팀이 처한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OK저축은행 7연패. 한국배구연맹아시아 쿼터 장빙롱이 오른쪽 엄지발가락 골절로 시즌 아웃된 뒤 단행된 대체 선수 영입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민규, 정진혁, 박태성, 강정민 등 이미 세터만 4명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세터를 데려온 것. OK저축은행은 지난 15일 일본 출신 세터 쇼타를 영입했다.
오기노 감독은 쇼타에 대해 "일본 세터 특유의 능력은 좋다고 생각한다. 국내 선수와는 다른 핸들링을 갖고 있다"면서 "쇼타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터가 4명인 상황에서 추가로 세터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터 포지션이 우리 팀의 과제라는 건 모두 알고 계실 것"이라며 "OK저축은행의 배구를 하기 위해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주요 공격 지표에서 바닥을 치고 있는 만큼 이를 채워줄 만한 공격 자원을 보강해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기노 감독은 쇼타 영입으로 부진한 크리스의 공격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쇼타가) 안정적인 토스를 하는 스타일이라서 크리스의 공격 성공률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쇼타는 이날 V-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나 많은 세트를 소화하진 못했다. 제 실력을 발휘할 시간이 부족했다. 오기노 감독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더 출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이날 패배에 대해 "너무 단순한 미스를 범해서 상대가 편하게 경기한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더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칫 하면 구단 최다인 9연패의 수모를 당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오는 25일 대한항공, 30일 우리카드를 만난다. OK저축은행이 연패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