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2%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전년 성장를 (1.4%)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11월 한국은행 전망치 2.2%보다 0.2%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23일 한국은행은 '2024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다가 2분기에는 -0.2%로 추락했다.당시 한은과 정부는 1분기 '깜짝 성장'(1.3%)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3분기와 4분기에도 모두 0.1% 성장에 머물렀다. 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한은 전망치(0.5%)보다 0.4%p나 낮다.
4분기 성장률이 미미한 수준을 보이면서,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도 2%에 그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12월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줬고,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빴다"면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건설 경기 부진 심화로 올해 1분기까지 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성장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비상계엄 등에 따른 소비 위축, 건설 경기 부진 등을 꼽았다.
신 국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심리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4분기 전망치와 실적치 격차가 전부 그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면서 "비상계엄 사태는 11월 전망 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건설경기는 어느 정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이 악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 성장률이 전망치와 0.4%p에 달하는 차이를 보이면서 '12‧3 내란사태'를 감안하더라도 한은의 당초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2% 늘었다. 정부소비도 0.5%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의 호조로 1.6% 성장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동반 부진으로 3.2% 뒷걸음쳤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0.3% 증가했고, 수입은 자동차·원유 위주로 0.1%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은 설비투자(0.2%p)였고, 민간소비(0.1%p)·정부소비(0.1%p)·순수출(수출-수입·0.1%p)도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p 깎아내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0.1%)과 서비스업(0.3%)은 성장했지만, 농림어업(-3.9%)과 건설업(-3.5%)은 뒷걸음쳤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6%로,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