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국민의힘 중진인 나경원 의원이 이른바 '법원 습격' 사태를 두고 "(이를) 초래한 근본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며 폭동의 원인이 법원에게도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나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폭력적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불행한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사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거대 야당 대표는 정당 대표라는 정치적 배경을 이유로 불구속하면서, 현직 대통령에게는 증거 인멸 우려라는 15자 이유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현실"이라고 적었다.
결국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이 폭동 사태를 낳았다는 주장인데, 폭행 피해를 당한 이에게 '맞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다.
실제 폭력의 근본 원인은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 때려 부숴도 된다'는 가해자의 극우적인 가치관에 있을 뿐이다.
민주 사회에서, 그것도 법원을 향한 테러는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에도 궤변을 늘어놓는 셈이다.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현판, 건물 벽면, 유리창 등을 파손한 흔적이 남아 있다. 황진환 기자특히 나 의원은 첫 문장에 "폭력적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그 뒤 바로 폭동의 원인이 법원에게도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는 등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는 주장을 이어갔다.
더군다나 허위 사실을 언급하며 본인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나 의원은 "지금 헌법재판소에서는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은 구속으로 인해 헌재에 출석하여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 이것이 과연 법치주의인가"하고 물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윤 대통령은 구속된 상황에서도 자의에 의해 헌법재판소 변론 기일에 출석할 수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탄핵심판에 출석할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곧 출석할 것"이라고 답해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나 의원의 주장은 비상계엄의 이유를 부정선거 의혹 및 야당의 의회 폭거에 있다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과 닮아 보인다.
국정 운영이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군대를 동원해 의회와 국민들을 위협해 놓고는, 원인은 야당에 있다며 남 탓만 하는 모습과 판박이란 지적이다.
한편 나 의원 측은 '대통령은 구속으로 인해 헌재에 출석해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는 주장과 관련, 허위사실이 아닌 '실질적 방어권'을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의원실 관계자는 "헌법상 방어권 보장의 실질적 의미는 단순히 물리적 출석 가능성만이 아닌 충분한 준비와 효과적인 방어권 행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구속 상태에서는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 증거 검토, 반론 준비 등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구속 상태에서의 출석은 '자의적' 출석이라고 보기 어렵다. 교정시설의 허가와 계호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헌법상 지위와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제약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