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체포 순간도 尹머릿속엔 '무너진 법'과 '부정선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망상·궤변·갈라치기·음모론…쓰임새 잦아진 단어들

공조본, 15일 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초유의 현직 체포
尹, 2차례 메시지 내 "내란 몰이 탄핵…부정선거 증거 너무 많다"
사실상 백기 든 경호처, 극단적 충돌 면해

15일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수사처로 압송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15일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수사처로 압송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
15일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가 단행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두 차례 메시지를 통해 야당을 겨냥한 '부정선거론'을 재차 띄우고, 보수 지지층 결집 호소에 나서면서 '갈라치기' 비판에 직면했다.
 
다만 예상보다 이른 영장 집행엔 대통령경호처 내부의 강경 기류가 힘을 잃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국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란 극단적인 사태는 면하게 됐다.
 

尹" 부정선거 '음모론' 일축 안 돼…청년들 희망적"

 윤 대통령이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엔 이날 이른 새벽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의 공조수사본부 체포영장 집행 인력이 몰려들었다. '버티기'를 이어온 윤 대통령도 약 6시간 만에야 체포에 응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2차례 대국민 메시지를 전해 끝까지 여론전에 몰두했다. 주된 내용은 '부정선거론'을 비롯한 비상계엄 조치 정당화와 여권 지지자들을 향한 '희망'과 '감사'였다.
 
윤 대통령은 우선 영장 집행 직후 오전중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배포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며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15일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필 원고 사진. 연합뉴스15일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필 원고 사진. 연합뉴스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이날 오후엔 윤 대통령 페이스북에 '국민께 드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글에서 "계엄은 범죄가 아니라,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강변했다.

이어 "(국회가) 내란 몰이로 탄핵 소추를 해놓고 재판에 가서 내란을 뺀다면 사기탄핵, 사기소추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야권의 감사원장 등 거듭된 공직자 줄탄핵과 '방탄입법'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특히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 특정인을 지목해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 하여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선관위는 이러한 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한 개 프로그램에서 비밀번호 운영 관련 미비점이 발견됐지만 이후 보안패치, 취약 비밀번호 변경, 통합선거인명부 D서버 접근 통제 등을 조치했다"고 반박했다.

"보안컨설팅 이후 이행추진TF를 구성해 지적된 취약점을 대부분 조치했고, 22대 총선 전 정당 참관인의 입회하에 2차례 국가정보원과 합동으로 현장 점검을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 지지자들을 포함한 보수 여권의 지지층을 다독여 결집을 장려하는 듯한 메시지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밝힌 입장에선 "국민 여러분께서,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글에서도 "최근 많은 국민과 청년들이 우리나라의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주권자로서 권리와 책임의식을 가지게 된 것을 보고 있으면, 국민께 국가위기 상황을 알리고 호소하길 잘했다고 생각되고,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투항' 경호처…물리적 충돌 면해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시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투입됐던 경찰병력이 철수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시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투입됐던 경찰병력이 철수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이같은 궤변 일관과 버티기에도 이날 영장 집행 과정에서 당초 우려했던 경호처와 공조본부 사이 극심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경호처 지휘부의 윤 대통령 '강경 경호' 기조에 회의를 느낀 내부 분위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호처 내부가 1차(집행)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며 "수면 아래로는 부장급, 과장급에서는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자괴감과 비애감이 든다는 제보가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온건파'로 분류됐던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사직 등도 동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사관들은 비록 지난 영장 집행 당시 저지됐던 지점인 관저내 3차 저지선까지 가는 데만 3시간여가 걸렸고, 이후에도 윤 대통령 측 변호인 등과 협의를 이어가느라 시간을 지체했다.

그럼에도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의 적극적인 반발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처를 향한 공조본의 회유 압박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이들이 추후 출석했을 때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호처는 이날 윤 대통령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이기에 정상적인 경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구치소 수감과 관련해선 "법무 당국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