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온 육필 원고 사진. 페이스북 캡처[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체포 이후까지도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응했다", "법이 모두 무너졌다" 등의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막판까지 갈라치기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며 궤변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자세한 내용 대통령실 출입하는 박정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용산 대통령실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 체포 후 영상 메시지가 나왔죠?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네 영상 메시지는 윤 대통령 체포 후 10분쯤 지난 오전 10시 46분쯤 대통령실을 통해 언론에 배포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나라에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내란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에 영장이 발부되고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는 등의 주장도 이어갔습니다.
한 마디로 공수처의 수사와 법원 영장 발부가 모두 불법이지만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어쨌든 응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유혈사태 우려는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에 불응하면서 발생한 게 아닌가요? 이해가 되진 않는데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체포영장에 응했다고 주장했지만 유혈사태 우려가 있기까지 핵심 원인은 윤 대통령의 '버티기'였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응하지 않았습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발부했죠.
지난 3일 일차 체포영장 신청에 윤 대통령은 또 불응했고 경호처가 결사적으로 막고 체포영장은 재신청되고, 법원은 재차 발부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경호처는 관저를 사실상 '요새화' 시켰고요.
윤 대통령이 애초 소환이나 체포영장에 응했으면 유혈사태 우려 자체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윱니다.
15일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수사처로 압송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앵커]
공수처의 수사와 법원 영장 발부가 모두 불법이었다. 이 주장도 계속 되풀이되는거 같아요. 설득력이 있는 주장입니까.
[기자]
법조계와 학계에선 의미가 없는 주장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만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공수처 법상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가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해당해 수사 권한이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공수처는 경찰, 국방부와 함께 합동으로 공조수사본부를 구성하기도 했죠.
영장 발부는 법원이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불이익'을 당했다 언급했죠.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에 응하며 "불이익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불이익은 경호처 일선 직원들이 당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죠.
체포영장은 법상 막아설 근거가 없어 경호처가 저지한다면 공무집행방해 소지가 있었습니다.
'강경파' 경호처 수뇌부들은 체포영장 필사 저지를 공언했지만 일선 간부 및 직원들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고 결국 이번 체포영장 집행에 있어 경호처가 큰 저항 없이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막판까지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발언도 했죠.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저를 응원하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는 것에 감사드린다", "우리 청년들이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희망적으로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관저를 떠나기 전 마지막에는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관저 앞에 탄핵 찬 성 측과 반대 측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지지층을 자극시키며 끝가지 '갈라치기'에 임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체포 직전 돌연 자진 출석을 한다고 했어요. 이 행동은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체포되기 직전 그동안 불응했던 '자진 출석'을 돌연 하겠다고 나서며 약 2시간을 지체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른바 '막바지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데요.
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교수는 "체포 영장을 집행하지 않기로 한 순간 체포 영장의 집행은 종료된다"며 "자진출석이기 때문에 조사 중 언제든지 돌아가겠다고 하면 잡아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체포를 피하고 자진출석 형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앵커]
윤 대통령이 계엄은 대통령의 권한 행사다, 부정선거 증거가 많다는 언급도 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후 윤 대통령 SNS에 새해 초 윤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는 국민께 드리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계엄은 범죄가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 행사다", "내란 몰이로 탄핵 소추를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또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 증거는 너무나 많다",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과 맞닿는 입장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