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수사처로 압송되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내란수괴 등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에 구금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이재명 대표가 머물렀던 독방에 구금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체포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이 지난 17일 오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시점은 이날 오전 10시 33분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사를 마치는 대로 경기 의왕시에 소재한 서울구치소의 구인 피의자 거실에 구금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기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구인 피의자 거실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사실상 독방처럼 꾸며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이 거실 방은 2023년 9월 '백현동 개발특혜', '쌍방울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대기한 곳이다.
윤 대통령은 다만 이날 공수처 조사가 길어질 경우 서울구치소로 이동하지 않고 곧바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도 있다.
박근혜·이명박 사례처럼 3평대 독방 수용 전망
법무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서울구치소 내 독거실을 배정해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용된 사례가 없었던 만큼 경호·경비 및 예우 수준을 내부 논의 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는 혼거실 사용이 일반적이지만, 특정 재소자가 다른 재소자와 함께 방을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교정당국의 재량으로 독방을 이용하게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역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여전히 경호와 경비 대상인 점, 앞서 교정시설에 수용됐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 등을 고려해 독방에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두 대통령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도 3평대 독방에 수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구속돼 서울구치소 내 일반 수용자 6~7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을 개조해 만든 약 3.04평(화장실 포함·10.08㎡) 넓이의 독방에서 생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구속되면서 서울동부구치소의 3.95평(화장실 포함·13.07㎡) 면적의 독거실에 수용됐다. 서울동부구치소의 경우 당시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공간이 넓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소자 1인당 평균 수용면적은 0.78평(2.58㎡)이다.
범털 집합소…미집행 사형수도 구금
서울구치소는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수사한 정치인, 고위 관료, 재벌 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가는 곳이었다. 그래서 '범털(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 집합소'로도 불린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해 윤관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수용돼 있다.
사형장이 설치돼 있어 강호순, 유영철, 정두영, 정형구 등 미집행 사형수들도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