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공수처와 경찰이 진입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앵커]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다시 연결해 봅니다.
[기자]
네. 공수처입니다.
[앵커]
조금 전 공수처의 비공개 브리핑이 끝났다고 하는데, 주요 내용이 뭡니까?
[기자]
핵심은 지금 윤 대통령 측에서 주장한 '자진출석', 그러니까 체포영장 때문에 강제로 끌려가는 게 아니라, 자진해서 출석하겠다는 부분에 대해 공수처는 "자진출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체포영장 집행이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장을 이미 집행하러 간 만큼 강제로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어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는 부분을 제의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논의나 방문조사 협의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고 합니까?
[기자]
'사전에 그런 협의가 있었다면, 오늘의 체포영장 집행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공수처가 밝혔습니다. 그런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앵커]
예상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은데, 오늘 큰 충돌은 없었나요?
[기자]
오늘은 지난 3일 1차 영장집행 때와 달리 큰 물리적 충돌이나 경호처의 강한 저항은 없었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진이 현장에 나가 취재하고 촬영한 영상에서도 공조수사본부와 경호처 간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체포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경찰은 9시25분쯤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체포된 인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경호처가 비교적 순순히 길을 터준 배경에는 그동안 경호처 내부에서도 쌓여있던 갈등과 우려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저항 동력을 상실한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오늘부터 당장 공수처의 조사가 진행될 수 있는데, 준비는 잘 되어 있습니까?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건물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과천=박종민 기자[기자]
우선 조사는 공수처 3층 영상조사실에서 이뤄집니다. 윤 대통령이 동의할 경우, 조사 상황을 영상으로 녹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맞은편에는 윤 대통령이 조사를 받으면서 중간중간 쉴 수 있는 휴게 공간도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경호처가 대통령 경호를 위한 청사 내 폭발물 검색 등을 해야 한다는 등의 협의 요청이 있어서, 이 부분은 협의 중이라고 공수처는 밝혔습니다.
조사 담당은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인 만큼 이대환 비상계엄 TF팀장과 차장현 부장검사가 직접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부분은 변동의 여지는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미 공수처는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고요, 윤 대통령과 함께 내란을 모의하고 주도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의 수사 기록도 검찰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검토를 마쳤습니다.
[앵커]
근데 윤 대통령이 순순히 조사에 응할까요? 묵비권을 행사한다면서요?
[기자]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유는 공수처의 관할이 서울중앙지법인데,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진술 거부, 즉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수처는 피의자의 주소지에 따라 중앙지법 이외의 법원에도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윤 대통령의 묵비권 역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 필요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윤 대통령에 대한 혐의 내용과 쟁점도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결국 이번 수사의 관건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얼마나 잘 입증하느냐, 이겁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화기나 무력을 사용해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는지, 여야 대표나 국회의장 등 요인 체포와 관련한 지시가 있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에 대한 감금·폭행 관련 지시가 있었는지 등입니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은 야당의 폭거를 세상에 알리고 경고하기 위한 고도의 통치 수단이라는 입장인데, 요인 체포나 화기로 무장한 계엄군의 무력 사용 지시 등은 이같은 윤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는 정황입니다.
현재까지 구속기소된 곽종근 특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들은 일제히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무기를 사용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고, 여인형 방첩사령관이나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요인 체포조가 운용된 정황을 시인했습니다. 중앙선관위 직원들을 감금하고 폭행할 안대나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가 준비된 사실도 등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상 김구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