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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전이 소환한 폭력의 상징 '백골단'에 '1987'→'응팔' 재조명[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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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그들도 우리처럼' '제비' 속 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백골단 모습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성동일, 백골단으로부터 대학생 구해
연극 '더 헬멧'부터 뮤지컬 '모래시계' '광화문연가'에서도 백골단은 폭력 상징

영화 '그들도 우리처럼' 스틸컷. 한국영상자료원 제공영화 '그들도 우리처럼' 스틸컷.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민주화 운동 탄압과 폭력의 상징 '백골단'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백골단이 등장한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지난 9일 김민전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공청년단은 국민과 함께 윤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백골단'의 부활을 알렸다.
 
국민의힘조차 백골단 기자회견 사태를 두고 당차원에서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는 등 정치권에서조차 백골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백골의 정신은 감추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워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며 "계승하고자 하는 것은 백골단의 폭력성이 아닌 백골의 정신"이라며 백골단 명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겨레TV 방송화면 캡처한겨레TV 방송화면 캡처
김 단장은 폭력성을 부인했지만, 백골단은 지금까지도 독재와 폭력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백골단은 1980~90년대 학내 시위자들과 시위 군중들을 진압하고 체포하기 위해 구성된 사복경찰부대다. 민주화 운동을 폭력으로 짓밟으며 독재정권이 폭력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에서만 봤던 12·3 내란사태가 눈앞에 재현된 데 이어 백골단까지 부활했다. 폭력의 역사가 2025년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백골단이 등장한 콘텐츠가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백골단'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은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이다. 한 누리꾼은 SNS에 '1987' 속 백골단이 등장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백골단이 뭐냐면… 이거임. '1987'에서 강동원이랑 김태리 쫓아가면서 잡아다가 패려고 했던 청청(청재킷과 청바지) 패션에 흰 안전모 쓴"이라고 설명했다.
 
누리꾼의 설명처럼 흰색 헬멧에 일반 전투경찰들과 구분되는 청색 재킷 복장 때문에 '백골단'이란 별칭이 붙게 됐다.
 
'1987'에서처럼 백골단은 과거 학생들을 잔인하게 구타하고 짓밟았고, 이로 인해 중태에 빠지는가 하면 백골단의 집단 구타로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렇기에 백골단은 독재시대의 상징이자 폭력의 상징이 됐다.
 
영화 '1987'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1987' 스틸컷. CJ ENM 제공
최인석 작가의 소설 '새떼'를 영화화한 '그들도 우리처럼'(감독 박광수)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시위 주동 혐의로 수배 중인 대학생 태훈(문성근)을 붙잡아 끌고 가는 하얀 헬멧을 쓴 두 인물이 나온다. 바로 백골단이다.
 
1983년을 학생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들을 다룬 영화 '제비'(감독 이송희일)에서는 백골단의 박창수 열사 시신 탈취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부산노동조합 총연합 부의장이자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이었던 박창수 열사는 1991년 안양교도소에 구속수감 중 안양병원에서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1천여 명의 백골단이 물대포를 쏘아대며 해머로 영안실 벽을 뚫고 침입했고, 300여 명의 학생과 노동자, 시민 등 시신사수대에 대한 살인적 폭력을 자행하며 시신 탈취를 감행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백골단이 등장한다. 5화에서 성보라(류혜영) 아버지 성동일(성동일)은 길에서 시위대 청년을 구해준다. 성동일은 기지를 발휘해 자신을 뒤쫓던 백골단으로부터 대학생을 지켜내고, 용돈까지 주며 무사히 돌려보낸다.
 
연극 '더 헬멧' 포스터. 아이엠컬쳐 제공연극 '더 헬멧' 포스터. 아이엠컬쳐 제공
'룸 서울'과 '룸 알레포' 두 개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공연하는 구조의 연극 '더 헬멧'에서 '룸 서울'은 1987년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룸 서울'은 백골단에 쫓겨 서점 지하로 피신하는 운동권 전투조 여성과 다리를 다친 남자 선배, 그리고 이들을 쫓는 백골단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 '모래시계'를 무대로 옮긴 동명 뮤지컬 '모래시계'에서 독재에 저항한 대학생 혜린은 백골단의 추격대상이 되고, '광화문연가'에서 명우는 광화문에서 발생한 시위에서 수아가 백골단에 끌려가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을 미워하며 자책감에 시달린다.

이처럼 1980~90년대를 다룬 여러 콘텐츠 속에서 '백골단'은 독재와 폭력의 상징으로 존재해 왔다. 2025년에 부활한 백골단이 아무리 '백골'의 폭력성을 부인한다고 해도, 역사는 백골단을 여전히 '폭력' 그 자체로 기억하며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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