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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과시죠…'30년' 자부심 가득했던 SM 콘서트[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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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SM엔터테인먼트 30주년 기념 'SM타운 라이브 2025' 고척돔에서 개최
총 98명 참여, 59곡 무대 선보여
토니안·바다·환희 등 회사 떠난 선배들도 무대 참여
사전 무대에선 컨템퍼러리 알앤비, 재즈, 트로트, 디제잉 선봬
SM 대표 히트곡 서로 리메이크한 무대 최초 공개

12일 열린 두 번째 날 공연 단체사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12일 열린 두 번째 날 공연 단체사진. SM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
"에스엠(SM) 많은 가족분들, 에이치오티(H.O.T.)부터 막내 엔시티 위시(NCT WISH)까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소모되는 직업입니다. 이런 직업을 더욱더 빛나게 해 주는 중대한 역할을 해 주시는 분들이 여러분들입니다. (저희가) 없어지는 소모품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박물관에 전시되고 더욱더 빛나고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큰 사랑 부탁드립니다." (슈퍼주니어 이특)

"저희 아티스트분들만이 에스엠타운(SMTOWN)인 게 아니라, 여러분들이 있어야 SM타운인 거예요. SM타운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엔시티 드림 지성)

K팝 기획사 가운데 가장 먼저 30주년을 맞은 SM엔터테인먼트가 합동 콘서트를 통해, 차곡차곡 쌓인 '30년'을 바탕으로 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세대부터 5세대까지 한 무대에 올라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보여주는 한편, 신인 걸그룹 데뷔 예고 및 남자 연습생 무대 공개로 '미래'도 가늠케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더 컬처, 더 퓨처'(THE CULTURE, THE FUTURE)라는 이름이 붙은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5'(SMTOWN LIVE 2025)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더 컬처, 더 퓨처'는 SM이 지금까지 쌓은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독보적 가치를 창출하고 K팝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새 슬로건이다.

이름에 걸맞게, 이번 공연에는 현재 SM에 소속된 가수뿐 아니라 지금은 회사를 떠난 선배 가수,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는 아티스트, 데뷔를 위해 준비 중인 연습생까지 'SM'이라는 공통점 아래 98명이 59개의 무대를 꾸몄다.

12일 열린 마지막 날 공연은 오후 5시 10분에 시작해 약 5시간 30분 동안 계속됐다. 세트 리스트는 차고 넘쳤다. 워낙 소속 가수가 많아 보통 2~3곡을 불렀다. 누구의 팬으로 이 자리에 왔는지와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아는 노래나 좋아하는 노래가 나왔을 때 마음껏 따라 부르는 분위기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왼쪽부터 H.O.T. 토니안, 강타. SM엔터테인먼트 제공왼쪽부터 H.O.T. 토니안, 강타. SM엔터테인먼트 제공첫날인 지난 11일 고척 스카이돔 무대에 선 S.E.S. 바다, 유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첫날인 지난 11일 고척 스카이돔 무대에 선 S.E.S. 바다, 유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12일 공연에서 라이즈 소희와 '씨 오브 러브'를 부른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 SM엔터테인먼트 제공12일 공연에서 라이즈 소희와 '씨 오브 러브'를 부른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은 모든 관객이 모든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초대형 전광판을 배치하고 전 곡 가사를 자막으로 띄웠다. 덕분에 팬들이 더 수월하게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엑소(EXO) '첫 눈', 레드벨벳(Red Velvet) '빨간 맛'(Red Flavor),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쏘리, 쏘리'(Sorry, Sorry), 동방신기(TVXQ!) '주문-미로틱(MIROTIC)' 당시의 떼창 소리가 특히 크게 들렸다.

'SM타운 라이브 2025'에서만 볼 수 있는 소속 가수 간의 합동 무대도 다양했다. 소녀시대 효연의 '디저트'(DESSERT)는 엔시티 양양과 에스파(aespa) 지젤이, 샤이니(SHINee) 키의 '빌런'(Villain)은 NCT 제노가, 레드벨벳(Red Velvet) 슬기의 '배드 보이, 새드 걸'(Bad Boy, Sad Girl)은 라이즈(RIIZE) 성찬이, 샤이니 민호의 '비커즈 오브 유'(Because Of You)는 에스파 닝닝이, 강타의 '북극성'은 NCT 재희가 함께했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가 함께 불렀던 '쇼 미 유어 러브'(Show Me Your Love)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수호·찬열, NCT 쟈니·쿤·텐·정우·천러·료·사쿠야, 라이즈 은석까지 최다 인원이 참여한 곡이다. 겨울 분위기에 맞게 털로 된 가지각색의 아이템을 착용하고 밝고 씩씩하게 떼창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위쪽부터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수호와 찬열,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제공위쪽부터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수호와 찬열,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재의 SM이 있기까지 초창기 기틀을 잡은 선배 아티스트의 무대도 뜻깊었다. 각각 1세대 남자·여자 아이돌 그룹의 대표로 꼽히는 H.O.T. 토니안, 에스이에스(S.E.S.) 바다는 이틀 동안 모두 무대에 올랐다. 바다는 '꿈을 모아서'(Just In Love)를 혼자서,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는 이 곡을 리메이크했던 에스파 카리나·윈터와 함께 불렀다. 또한 바다의 오랜 팬인 슈퍼주니어 려욱과는 '코스믹'(Cosmic) 무대를 함께 만들었다.

여러분이 들어줄 수 있는 소원이라며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달라고 말해 웃음을 준 바다는 둘째 날 공연에서 자필 편지를 낭독했다. 특히 SM 30주년을 가능하게 한 가장 큰 주역인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모든 팬 여러분 감사하다. 여러분은 어떤 시기에 우리들의 음악을 듣게 되었을까"라며 "시간이 많이 흐른 뒤 SM의 모든 음악이 여러분 긴 인생의 바다에서 흐르고 또 흐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토니안은 강타, 엔시티 드림(NCT DREAM)과 함께 '캔디'(Candy) 무대의 '원조'를 보여줬다. NCT 샤오쥔·헨드리·시온·유우시, 라이즈 원빈·앤톤과는 또 다른 메가 히트곡 '행복' 무대를 꾸몄다. 토니안은 SM이 30주년, H.O.T.가 29주년임을 언급하며 "함께 성장하고 지금까지 이렇게 무대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NCT 드림의 '캔디' 리메이크를 두고는 "후배들 덕분에 젊은 세대분들이 캔디라는 노래를 더 알게 된 거 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보아,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민호와 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보아,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민호와 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지막 날 공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 무대도 있었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Fly To The Sky) 환희는 라이즈 소희와 '씨 오브 러브'(Sea Of Love)를 불러 여전히 건재한 가창력을 뽐냈다. 환희는 "지금 SM이 소희씨처럼 너무 실력도 좋고 멋진 가수분들이 너무 더 많이 생겨나서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SM은 영원할 거 같다. SM은 영원하다!"라고 외쳤다.

30주년 기념 앨범 '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2025 SMTOWN : THE CULTURE, THE FUTURE)에 실릴 리메이크곡 무대도 최초 공개됐다. SM의 대표 히트곡을 각 팀의 색이 묻어나게 다시 부르는 방식이었다.

웨이션브이(WayV)는 샤이니의 '줄리엣'(Juliette)을, 에스파는 에프엑스(f(x))의 '첫 사랑니'(Rum Pum Pum Pum)를, 라이즈는 동방신기의 '허그'(Hug)를, 레드벨벳 아이린·슬기·조이는 소녀시대(Girls' Generation)의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을, NCT 드림은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Light)를 리메이크했다.

위쪽부터 NCT 127, NCT 드림, 웨이션브이, NCT 위시. SM엔터테인먼트 제공위쪽부터 NCT 127, NCT 드림, 웨이션브이, NCT 위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아는 고(故)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End Of A Day)을, 엔시티 위시(NCT WISH)는 슈퍼주니어의 '미라클'(Miracle)을, 슈퍼주니어는 신화(SHINHWA)의 '아이 프레이 포 유'(I Pray 4 U)를, 엔시티 127(NCT 127)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You In Vague Memory)를, 엑소 수호·찬열은 H.O.T.의 '투지'(鬪志, Git It Up!)를, 동방신기는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를 리메이크했다.

대부분이 평소 그룹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예상되는 아는 맛'인 가운데 가장 파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한층 더 위험하면서도 강렬하게 편곡한 '사이코'와 유려한 연주가 돋보이는 관능적인 '런 데빌 런'이었다. 원곡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제대로 재현해 만족도가 높았던 곡은 '허그'와 '아이 프레이 포 유'였다. 무대 위 가수의 여린 흐느낌과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만큼 고요한 채 몰입해 인상적이었던 무대는 보아의 '하루의 끝'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사전 공연까지 합하면 꼬박 7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역대 SM타운 콘서트 중 최장 시간이다. 사전 공연에서는 트로트 그룹 마이트로(MYTRO), 스크림 레코즈(ScreaM Records) DJ,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민지운, 에스엠 재즈 트리오(SM Jazz Trio)가 출연해 폭넓은 장르를 아울렀다. 본 공연에도 등장한 SM 재즈 트리오는 강타와 NCT 재희의 무대에서 특히 빛났다. '하루의 끝' 무대에서 피아노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위쪽부터 에스파, 라이즈, 나이비스, 디어앨리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위쪽부터 에스파, 라이즈, 나이비스, 디어앨리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에 오른 가수들이 "여러분, 재미있게 즐기고 계신가요?" 하는 말 다음으로 자주 언급한 표현은 '영광'이었다. 선배 가수든, 후배 가수든 SM의 30주년 기념 공연에 함께할 수 있음에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SM은 특히 'SM 소속 가수 팬' 출신이 데뷔한 사례가 많다. '꿈'이자 '우상'이었던 가수와 선후배이자 동료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꿈을 이룬 것이다.

슈퍼주니어는 특유의 입담으로 'SM 소속' 혹은 'SM 출신'임을 자부하며 남다른 애사심을 드러냈다. H.O.T.를 좋아하고 S.E.S.를 존경하며 노래 연습을 많이 했다고 고백한 려욱은 "30주년 후에도 저희가 설 수 있도록 SM타운 많이많이 즐겨주시고 저 려욱이도 많이많이 사랑해달라"라고 말했다. 동해는 "뼛속까지 핑크 블러드(SM 콘텐츠에 반응하는 팬들이 스스로 SM 기업 색인 분홍색을 언급하며 '분홍색 피가 흐른다'라고 한 데서 착안한 말)"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현재 다른 소속사에서 개인 활동 중인 규현은 "몸은 허용하지 않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SM을 사랑하는 SM의 남자 규현"이라고, 은혁은 "저는 몸속에 핑크 블러드가 영원히 흐르고 있고 여러분께 헌혈도 가능하다. 영원한 SM의 남자, 은혁"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리더 이특은 "가짜들과 함께 서 있어서 불쾌하다. 진정한 SM의 남자, SM 26년 차 이특"이라며 "이런 가짜들을 믿지 말아달라"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시원은 한술 더 떠 "SM(소속인 멤버만) 이리 와"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MTR25, SM 재즈 트리오, 마이트로, 민지운. SM엔터테인먼트 제공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MTR25, SM 재즈 트리오, 마이트로, 민지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월 데뷔를 앞둔 영국 현지화 5인조 보이그룹 디어앨리스(dearALICE)는 미발표곡인 '아리아나'(Ariana)를 이번 SM 콘서트를 통해 최초 공개했다. 디어앨리스는 "안녕하세요, SM타운. 와, 영광이다. SM의 30주년 공연이라 더 특별하다. 축하한다!"라고 한국어로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국어 구사 능력이 아직 서툴러 보였지만, 디어앨리스는 멘트 대부분을 한국어로 소화했다. "잊을 수 없는 데뷔 무대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저희는 이제 시작이다. 많이 기대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SM의 미래'가 될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Heart2Hearts)가 오는 2월 정식 데뷔한다는 소식도 이날 공연에서 공식화됐다. 보아 표현을 빌리면 "앞으로 30년을 이어 나갈" SM 소속 남자 연습생 25명(SMTR25)은 샤이니 '루시퍼'(Lucifer)와 엑소 '으르렁'(Growl) 무대에 이어, 엑소 '중독'과 샤이니 '셜록' 등 역대 SM 남자 아이돌 곡을 두루 커버한 SM 창립 30주년 퍼포먼스도 펼쳤다.

풍성한 세트 리스트와 SM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조합, 열광적인 관객 등 많은 장점을 자랑한 공연이었으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전문 공연장으로 지어지지 않았고, 2만 석 규모의 큰 크기라서 객석 위치마다 소리의 전달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음향 상태는 아쉬웠다. 가수들이 충실하게 라이브를 했다면 그 라이브를 객석까지 깨끗하고 고르게 송출하는 것이 '콘서트'가 해야 할 몫이 아닐까.

SM타운 라이브 2025는 이틀 동안 총 4만 관객을 모았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SM타운 라이브 2025는 이틀 동안 총 4만 관객을 모았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야심 차게 데뷔한 SM 최초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는 상반기 발매 예정인 신곡 '센서티브'(Sensitive) 무대를 선보였는데,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는지 안무를 수행하는 동작이 어색해 보기 편치 않았다. 데뷔곡 '던'(Done)에서도 발견됐던 고음에서의 불편함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NCT 127 '삐그덕'(Walk) 무대 당시 쟈니의 마이크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틀 동안 고척 스카이돔에서 4만 관객을 모은 'SM타운 라이브 2025'는 5월부터 글로벌 투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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