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배석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이 12·내란사태 직후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의 통화 사실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골드버그 대사가 김 1차장으로부터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을 듣고 경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1차장은 "날조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장인 정 의원은 이날 당 내란극복·국정안정 특별위원회의에서 "골드버그 대사가 계엄 당일 국정원, 외교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온갖 관계자에게 모두 통화를 시도했지만, 일절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유일하게 계엄 해제 직후인 12월4일 아침 통화가 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NSC 사무처장인 김태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1차장은 계엄 해제 이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버그 대사에게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강변을 되풀이했고 (골드버그 대사는) 그 얘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1차장은 입장문을 통해 "계엄 선포 다음 날 아침 골드버그 대사와 통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1차장은 "12월3일 계엄이 선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늦은 밤 골드버그 대사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은 바 있다"며 "'육성으로 방송된 대통령 담화문 이외에 관련 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 간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동안 '김 차장이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로 진실을 호도하더니 거짓으로 판명 나자 이제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서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로 선전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다시 입장문을 내고 "제가 공개한 사실은 아주 믿을 수 있는 소스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것이고 몇 번 확인한 끝에 공개를 한 것"이라며 "김 1차장은 거짓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제 주장이 날조된 것이 아니라 김 1차장이 노골적으로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수사당국에 촉구한다. 국가안보실이 내란과 외환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김 1차장은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