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창원 기자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하고 수사 공조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에 대해 사과했다. 오 처장은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으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7일 오후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공수처장으로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는데 경호처의 경호를 빌미로 영장 집행 무산돼 부분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이날 국회에서 야당 측의 날 선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대통령경호처가 그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진짜 몰랐습니까? 지금 윤석열 내란수괴 피의자나 경호처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지 않고 들어갔고 행정적으로 집행하려 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사법부 정당 발부된 체포영장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 훼손된 모습 보이게 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오 처장은 정 위원장이 '체포영장이 다시 발부되면 압도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인원과 장비를 갖춰서 집행하고 다음에 나와서는 변명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말에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올라가는 길을 경호처 직원들이 막고 있다. 류영주 기자
민주당은 집행 과정에서 보인 미숙한 대처와 이례적으로 일찍 집행을 포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체포하는데 순순히 잡히는 사람이 별로 없겠죠. 그것도 예상 못 했냐?',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체포하려는 시도를 현장에서 해봤냐?', '어떤 계획을 세웠냐'는 등의 질문을 오 처장에게 던지며 몰아세웠다.
이에 오 처장은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고 그런 부분에서 불상사 생길 수 있다는 보고 받았다"며 집행을 포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이 진입과 퇴로가 막히는 상태를 맞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처장은 거듭된 의원들의 질타에 "수사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책임을 통감하며 준비를 철저히 해서 (2차 집행 때는)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2차 영장집행이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생각으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2차 집행에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에 나섰다가 경호처 저지에 막혀 5시간 30여분 만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후 추가 영장 집행을 하지 않던 공수처는 지난 6일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떠넘기려다가 7시간여 만에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