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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 '탄소 감축' 어때요? 개인이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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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5도 이코노믹 스타일> 저자 김병권 경제학자 인터뷰
녹색전환연구소 1.5도 계산기 개발, 개인 탄소배출량 측정·감축 실험
가장 효과적인 감축 방법은 자가용 두고 다니기, 해외여행 한 번 줄이기
정부·기업의 제품 탄소 발자국 표시와 정책적 변화 절실
단거리 국내 노선 비행기 취항 금지한 프랑스 본받아야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


◆ 홍종호> 우리 기후로운 경제생활 시청해 주시는 분들 중에는 탄소 중립, 기후 위기 대응을 새해 바람이나 계획으로 넣은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데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씨 이내로 막기 위한 대응. 어떻게 우리 삶에서 실현할 수 있을까요?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이자 <1.5도 이코노믹 스타일> 저자 모시고 방법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병권> 안녕하세요.

◆ 홍종호> 여러 기후 문제와 기후 대응 관련해서 2024년을 돌아본다면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 어떤 해였다고 전반적으로 평가를 하시나요?

◇ 김병권> 네. 한해를 마감하면서 기후 얘기를 한다면 좋은 얘기를 하기가 쉽지가 않은데요. 2024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국민들이 여름을 정말 덥고 길게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11월 말쯤에 예기치 않은 폭설도 왔고요. 한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극단적인 기후 현상들이 굉장히 많이 빈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후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세계 여러 곳에서 우리가 느꼈던 해가 아닐까 싶고요.

불행하게도 11월에 미국 선거가 있었죠. 유감스럽게도 기후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은 분이 당선이 돼서 여러 곳에서 근심이 굉장히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내년에 글로벌 기후 대응을 어떻게 해야 될지 아직 예측이 안 되는 시기이기도 하죠. 그리고 2023년, 2024년 연속으로 UN에서 정한 일종의 마지노선이라고 부르는 1.5도에 거의 육박했거나 아니면 넘었다는 안 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것들을 예상했던 것보다 기후 위기가 빨리 오고 있다는 신호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는 것 같습니다. 별로 낙관적인 소식들은 많지가 않은 편인 거죠.

◆ 홍종호> 책 <1.5도 이코노믹 스타일>을 쓰셨는데요. 보니까 부제가 '기후가 걱정되는 이들을 위한 경제 책'.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의미심장한데요. 일상적인 경제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기후 대응을 위한 실천을 모색할 수 있을까 같은 것들을 적시한 책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 김병권> 네. 꼭 시민들의 실천만 강조한 건 아니고요. 우리가 기후 대응을 하려고 하면 워낙 큰 문제이기 때문에 한두 가지 해법만 가지고는 쉽지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시장에서 플레이하는 기업들도 해야 될 몫이 있고 국가하고 정부도 해야 될 굉장히 중요한 몫이 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나 공동체들이 해야 될 몫도 있고요. 그것과 견주어서 시민 개개인이 실천해야 될 몫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굉장히 중요한 몫으로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런 이야기들이 충분치가 않아서 책에 상당히 많은 부분에 기후가 1.5도 안에 머무르기 위해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될 건가 하는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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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제가 최근에 이런저런 기회로 이른바 대중 강연을 할 기회가 꽤 있어요. 그래서 각종 지자체에 한 번 가면 주민들이 250명, 300명씩 오세요. 기후에 굉장히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말미에 되면 꼭 그런 질문들을 하세요. 저는 뭘 해야 됩니까? 탄소 줄이는 건 국가나 기업이 계획을 세우고 해야지 우리가 하는 건 너무 작은 거 아니냐. 대세에 영향을 못 주는 거 아니냐 같은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생활 속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게 그만큼 중요한 건가요? 실효성이 있을까요?

◇ 김병권> 네. 저도 기후를 가지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 낙관적인 얘기보단 주로 쉽지 않은 얘기들을 하게 됩니다. 어두운 얘기들을 하는데 결국은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종이컵 안 쓰고 텀블러 가지고 다니고 쓰레기 분리수거한다고 기후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

◆ 홍종호> 맞아요. 똑같은 얘기하세요.

◇ 김병권> 네. 그거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안 된다 하면 도대체 뭘 해야 되냐며 좌절하시는 걸 저도 굉장히 많이 목격해서 그것 때문에라도 찾아봐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시민들이 해야 될 몫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리면 제가 제일 먼저 받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무슨 소리냐. 시민들이 해봐야 얼마나 한다고 대한민국에서 대부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건 기업들 아니냐. 틀린 말은 아니죠. 왜냐하면 한 해에 우리가 6억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포스코 1개 기업만 해도 7000만 톤 이상을 배출하니까요.

틀린 말은 아닌데 각도를 바꿔서 보자는 겁니다.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건 제품들을 생산하는 생산 차원에서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 대부분은 소비 차원에서 누군가 쓰고 있지 않겠습니까? 생산 차원뿐만 아니라 소비 차원에서도 보면 시민들의 할 일들이 열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시민들의 실천이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가 기존에 쉽게 생각했던 텀블러 소지나 쓰레기 분리수거 말고도 소비 차원에서 보면 굉장히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 홍종호> 책에 1.5도 계산기 얘기를 하셨거든요. 내가 하루를 사는 데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또는 1년을 살면 얼마나 배출하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같은데요. 직접 개발하셨나요?


◇ 김병권> 네. 제가 개발했다기보다는 녹색전환연구소 친구들하고 같이 협력해서 개발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실천을 할 거냐. 질문을 받으면 이와 관련해서 국가와 지방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 줄이는지를 우리가 한번 잘 참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나 지방정부 같은 곳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전에 온실가스를 어디서 얼마나 많이 배출하는지를 먼저 정리를 하죠.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전력을 생산할 때 얼마큼, 산업 공정에서 얼마큼 그리고 교통이나 운송에서 얼마큼인지 계산한 다음에 각각에 대해 줄일 방법들을 찾아내는 거잖아요. 우리 시민들도 그렇게 내가 어디서 지금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가부터 해보자는 거죠.

◆ 홍종호> 한마디로 기초 통계를 모른다는 거군요.

◇ 김병권> 그렇습니다. 자신이 하루 또는 1년을 살면서 어디에서 얼마큼을 배출하는지를 알아야 어디에서 얼마큼을 줄일 건지를 결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시민들 한 분, 한 분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계산하는 건 너무 어려우니까 대한민국 국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어디서 얼마큼씩 배출하는지를 큰 덩어리로 알려주기 위해서 개발된 겁니다.

◆ 홍종호> 저희 기후로운 경제생활 팀이 작가님이 계산기에 넣어서 해봤는데 탄소 발자국이 6.8톤으로 나왔습니다.

◇ 김병권> 훌륭하시네요.

◆ 홍종호> 한국인 평균의 절반 정도라고 하네요. 그래도 2030년 한국의 목표인 NDC 40% 감축에 비해서는 많이 배출하고 있다고 해요. 이 6.8톤 수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병권> 6.8톤이면 굉장히 기후나 환경을 많이 생각하시면서 생활하시는 게 틀림없다고 봅니다. 지금 공식 통계로는 한국인 1인당 12톤 정도 내외를 배출하는 걸로 나와 있거든요. 6.8톤이면 거의 절반이죠. 2030년까지 국가가 40%를 줄여야 되잖아요. 뒤집어서 말하면 대한민국 5160만 국민 모두가 2030년쯤 되면 지금의 절반에 가까운 40%씩 줄어야 되는데 6.8톤 정도면 거의 근접한 거니까 상당히 적은 거죠.

◆ 홍종호> 네. 오늘 인터뷰 준비하면서 저도 제가 하루를 어떻게 사나 생각을 해봤는데요. 결국 먹는 것, 교통수단을 포함한 이동, 쉬는 것이나 노는 것인 여가가 포함될 텐데 여기에 지금 하나하나 항목별로 다 들어가 있나요?

◇ 김병권>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거를 아주 개별적으로 다 잡아내는 건 너무 복잡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본 내 연구소, 핀란드 알토 대학 등 몇 군데에서 4~5년 전에 시민 실천을 고려하기 위해서 시민들이 대략 전 세계적으로 어디서 많이 배출하는가를 이미 잡아냈습니다.

6가지 분야였는데요. 도시민들의 온실가스 배출의 거의 70~80%를 차지할 만큼 3대 핫스팟으로 불리는 먹는 것, 자는 것 또는 방에서 생활하는 것, 그리고 이동하는 것. 3개가 특히 온실가스를 제일 많이 배출하고요. 추가로 상품을 소비하는 것,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 그리고 여가 생활하는 것. 이것까지 해서 6개 분야로 우리들 삶을 나눌 수 있고 우리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게 대체로 그 안에 속하는 거죠.

◆ 홍종호> 그런 식으로 자기가 수치를 입력하면 결과가 딱 나오게끔 되어있는 거군요.

◇ 김병권> 이동하는 데 온실가스가 제일 많이 나오는구나 또는 나는 우리 집에서 온실가스가 제일 많이 나오는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 통근 거리가 많으신 분은 이동 쪽이 굉장히 많으시고요. 주부 같은 분들은 이동보다는 소비 또는 주거 쪽이 많으시고 학생들은 학생 나름대로 또 다릅니다.

 기존에는 양심 있는 시민들께서 뭐라도 해보자 해서 시작한 게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거나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것인데요. 하기 쉬운 것부터 해서는 기후 위기를 막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많이 배출하는 게 어딘지를 먼저 찾아낸 다음에 많이 배출하는 거에서 어떤 걸 확 줄이는 게 효과적인지를 도전해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이는 거죠.

◆ 홍종호> 그러니까 그 많은 게 보통 어떻게 범주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 평균적으로 말씀해 주셔도 좋고 아니면 특정 직업으로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 김병권> 제가 해보니까 획기적으로 자신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단 한 가지 행동을 꼽자면 자가용을 집에 두고 다니시는 겁니다. 적어도 주중에만 그러면 아까 대한민국 국민들 평균 한 12톤이라고 했는데 약 2톤 정도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상당하죠. 그리고 그거에 거의 준하는 게 해외여행을 한 번 줄이실 때마다 상당한 정도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가 있고요. 또 육식을 줄이는 거. 먹는 쪽에서는 그런 부분들로 차례로 나갈 수가 있고요. 그리고 적지 않은 거는 단독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해서 에너지원을 바꾸는 게 굉장히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 홍종호> 잠깐 제 자랑을 하자면 저는 학위 받고 이제 30년이 딱 됐는데요. 한국에 들어온 이후로 출퇴근을 자동차로 안 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하고 걷기도 하는데요. 저는 가장 손쉽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면에서 이미 실천을 한 30년 동안 한 셈이네요.

◇ 김병권>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주민들하고 얘기하면서 제가 한 가지 질문을 던져요. 아파트 사시냐. 대부분 아파트 사시잖아요. 산다고 그러면 자동차 한 대 가지고 계시죠? 그러면 있대요. 그러면 주차비 내십니까? 그러니까 2대부터는 내는데 한 대는 괜찮대요.

근데 이게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파트 주민 중에는 자동차가 없으신 분도 있는데 자동차가 없으신 분은 아무런 혜택이 없잖아요. 자동차를 한 대 가지고 주차 공간을 쓰시는 분이 공짜로 쓰고 있다면 이분은 뭔가 이익이 주어져야 공정한 건데 그렇지 않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 얘기를 뒤집어서 말하면 우리는 무심결에 자동차 한 대를 아파트 주민의 기본값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근데 이제는 바꿔야 되는 거죠. 자동차를 안 가지신 주민을 기본값으로 봐야 되는데 그런 데서부터 발상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 홍종호> 저도 차는 있는데 오랫동안 지하철, 버스, 걸어 다니니까 아까 라이프스타일 말씀하셨는데 이게 익숙해지니까 너무 좋아요. 정말 기후 문제에 대응한다. 적극적인 시민 의식의 발현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안 가더라도 최소한 서울에서 살 때는 저는 이게 훨씬 편리하고요. 오히려 하루에 만 보 정도는 기본으로 걸으니까 출퇴근하고 어디 다니면서 다리 운동에도 좋아요.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일석다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병권> 제가 반대 사례들도 많이들 말씀을 드리는데요. 최근에는 배달이 유행하긴 합니다만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쇼핑을 하면 대형 마트들이 한때 유행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대형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해요. 근데 대형마트는 교외에 있으니까 마트를 가는데 시장 보러 가는데 대체로 자가용을 가지고 갑니다. 자가용을 가지고 가면 많이 실을 수 있으니까 생각보다 많이 사십니다. 제품들을 많이 사셔가지고 자가용으로 갖고 오는 거죠.

그렇게 해서 갖고 오시면 냉장고도 굉장히 큰 냉장고가 필요해집니다. 사실은 전기를 많이 쓰는 거죠. 그리고 큰 냉장고를 쓰시면 음식물을 아무리 아껴도 많이 버리게 됩니다. 이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져 버리면 전체적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거죠. 그리고 삶의 질이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은 것들로 교수님하고 반대 방향의 라이프스타일도 만들어질 수가 있습니다.

◆ 홍종호> 어떤 삶에 익숙해지기에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이게 굳어진다면 여러 면에서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되고요. 어쨌든 1.5도 라이프스타일을 우리가 삶에서 체화한다면 많은 일상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딱 들어요. 그런데 이런 거 관련해서 실험을 해 보셨나요? 너무 궁금하네요.

◇ 김병권> 마침 한겨레21에서 같이 해보자 해서 2024년 7월 1.5도 라이프스타일로 한 달 살기를 한 50여 명이 시작했는데요.

◆ 홍종호> 자발적으로 모으셨어요?

◇ 김병권> 네 지원 받았는데 지원을 꽤 많이 하셨어요. 몇백 명이 하셔가지고 그중에서 인구 구성을 감안해 추첨을 했는데 쉽지 않죠. 또 여름에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중 절반 정도만 끝까지 완주를 했어요.

◆ 홍종호> 중간에 그만 포기한 분들은 뭐가 제일 힘들어서 포기하시나요?

◇ 김병권> 말씀하신 대로 이걸 하려면 웹상에 나와 있는 탄소 발자국 계산기만 가지고는 안 되고요. 그거는 쉽게 하기 위해서 만든 거고 온실가스 가계부를 써야 됩니다. 매일 써야 되는 거죠. 매일 써서 자기가 뭘 바꿨더니 얼마나 줄었다. 물론 저희들이 엑셀 시트에 계산식을 다 넣어 드렸습니다. 본인이 오늘 아침에 먹은 거, 샤워했니 안 했니 이런 것부터 해가지고 쓰는데요. 처음에는 그걸 쓰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죠. 바쁘시기도 하고 그래서 포기했는데요. 해 보니까 길면 한 일주일 정도만 쓰면 사람의 일상이라는 게 생각보다 규칙적이다 보니까 어렵지 않습니다. 근데 그 앞부분을 넘는 게 쉽지를 않았던 것 같아요.

◆ 홍종호> 27명은 완주를 했는데 이분들은 끝나고 반응이 어떻던가요?

◇ 김병권> 공통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거고요. 어떤 분은 나중에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노력을 했는데 잘 안 줄고 그러니까 아예 외출을 안 하시고. (웃음)

◆ 홍종호> 그냥 쉽게 가자. 쉽다기보다도 하여튼 그냥 깔끔하게.

◇ 김병권>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거는 고등학생이 참여하셨는데요. 집에서 자기가 온실가스를 줄이고 싶은데 그러려면 엄마 아빠가 동의를 해 주셔야 돼요. 엄마 아빠 동의가 안 되더라. 또 학교생활도 만만치 않죠. 학교에서 본인은 채식을 하고 싶었는데 학교 식단이 채식 옵션이 없어서 할 수가 없었다.

◆ 홍종호> 그런 건 구조적인 문제, 정책의 문제네요.

◇ 김병권> 이거는 학교에서 바꿔야 될 거다. 그리고 어떤 분은 차를 놓고 대중교통으로 가고 싶은데 도저히 내 출퇴근 루틴에는 안되더라. 마을버스 하나만 놔줘도 내가 차 버리고 가겠다. 이러면 정부가 해줘야 될 거, 학교가 해줘야 될 거, 학생들은 엄마 아빠가 해줘야 될 거 이런 것들이 드러나게 되죠. 그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 홍종호> 말씀을 들어보니까 정부 차원에서 이런 건 꼭 해야 되겠다. 또는 기업들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하는 거지만 기업하고 딱 맞물려 있잖아요. 만약에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되겠다, 이런 것들이 기업에게 정부에 주는 분명한 시그널이 있을까요?

◇ 김병권> 당장 해 주셔야 될 것들이 있습니다. 기업에는 제일 급한 대로 요구 요청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만들어내는 제품의 탄소량을 적으셔야 됩니다.

◆ 홍종호> 모든 제품에 탄소 발자국을.

◇ 김병권> 환경 운동하시는 분들이 특히 식품에 대해서 GMO인지 아닌지를 완전 표시제로 해서 표시해 달라고 요청하시는 캠페인들도 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당연히 제가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부터 시작해서 모든 물품들을 생산하는 과정에 가능하면 스코프3까지 다 감안해 가지고요. 온실가스가 이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얼마 나왔고 이걸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얼마 나올 거다, 이런 걸 넣어주면 저희가 그걸 보고서 제품을 판별할 수 있지 않습니까?

◆ 홍종호> 맞아요. 아마 계산기 한번 해보신 분은 바로 볼 것 같아요. 그 제품에 그게 적혀만 있다면.

◇ 김병권> 계산기 만들 때도 진짜 어려웠던 건 그걸 알 수가 없으니까 추정을 해야 돼요. 예를 들어 우리가 한 달 동안 노트북 사용하면 온실가스가 얼마 나오는지를 알려면 그 노트북 제조사가 그걸 적어주셔야 되는데요. 일부 적어주시는 회사도 있고 아직 안 적어주시는 회사도 있는데 아직은 절대 부족하다.

◆ 홍종호> 이런 건 정부가 규제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김병권> 원칙적으로는 그래야 되고요. 심지어는 물 사용, 가스 사용, 전기 사용 이거 온실가스 배출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봤습니다. 이게 고지서가 나오잖아요. 고지서에서 물 사용은 귀하께서 한 달 물을 얼마 사용하셨고 그거로 인해서 온실가스가 얼마입니다라고 표시가 됐는데요. 가스하고 전기는 없더라고요. 하다못해 공공 쪽에서 고지서 낼 때도 한 달 사용요금만 달랑 내지 마시고요. 그것 때문에 발생한 온실가스를 적어주시면 시민들께서 그거 보고 생각들을 달리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런 게 있는 거죠.

그리고 국가는 해야 될 게 더 많은데, 2023년 5월에 되게 중요한 사건이 프랑스에서 있었단 말이에요. 국내 노선 중에 250km가 안 되는 국내 노선들의 비행기에 취항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거든요. 비행기가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하니까 단거리 노선은 기차를 타라. 그리고 비행기를 운영하지 말라고 하는 신호로 아예 그걸 못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굳이 고민할 필요 없이 비행기 대신에 기차를 탄다든지 이런 조치들을 취할 수가 있기 때문에 해줘야 될 게 많죠. 하다 보면 시민들이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끼게 되거든요.

◆ 홍종호> 아주 좋은 지적이세요. 이제 2025년도인데요. 오늘 라이프스타일을 탈탄소 기후에 적극 대응하는 말씀을 해 주셨으니까 이 방송 들으시는 시청자들께 내년에는 이렇게 더 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얘기 한마디 해 주시죠.

◇ 김병권> 현대사회는 도시에 살다 보면 자연을 느끼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자연보다는 여러 가지 기계나 디지털 문명 속에 우리 삶이 둘러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우리의 문명은 따지고 보면 자연으로 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2025년부터는 자연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그게 아마도 1.5도 라이프스타일이 시작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기후와 자연을 조금 더 생각해 보고 그걸 고려하고 배려하는 새해가 되는 삶을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홍종호>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내가 세상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다음 세대에게 더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줘야 된다는 생각을 더 많은 분이 하시면 기후 문제도 새해에는 더 잘 풀리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병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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