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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男은 왜 지금 아워홈에 1.5조를 태우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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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부사장, 급식업체 아워홈 1.5조원 인수 추진
'무리' 지적…"급식업, 다이내믹한 성장 어려운 분야"
일각에선 "한화 계열 분리 과정…김동선 개인 욕심?"
범LG家 아워홈의 기존 물량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

한화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 갤러리아 제공한화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 갤러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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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7위 한화그룹이 경영권 분쟁 중인 범LG가(家)의 아워홈 인수에 속도를 내자, 그 배경과 향후 전망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하는 '푸드테크' 사업에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1조5천억원이라는 인수 가격이 과하고 시너지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식업, 다이내믹한 성장 어려운 분야"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8월 아워홈 지분에 대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아워홈의 지분 100% 가치를 1조5천억원으로 추산해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사장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분 32%를 가지고 있는 한화로보틱스와의 시너지를 살려 푸드테크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목적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그룹 구성원들조차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을 통해 "인수가가 너무 높다", "무리한 인수다"라며 비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내수 부진, 국내 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에 부침을 겪고 있다. 자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지난 3분기 기준 129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시점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2020년 식자재유통·급식사업 부문 '푸디스트'를 1천억원에 매각한지 5년이 채 안 된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급식업계 자체가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고, 내수에 한정된 '폐쇄적'인 사업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무인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한화그룹의 급식 물량을 몰아준다고 한들 다이내믹하게 성장을 하기 어려운 업계"라면서 "오죽하면 업계에서 급식업계를 원(원화)보다 아래인 '쩐 단위' 사업이라고 푸념한다"고 전했다.
 
실제 아워홈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9835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매출의 약 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그마저도 전년 대비 75% 증가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한화 계열 분리 과정 속 3남 입지 넓히기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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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 현 시점에서 큰 돈을 투자해 사업을 확장하려 하는 데에는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은 1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2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 비해 그룹 내 입지가 다소 좁았던 편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2012년, 김동원 사장이 2014년부터 주력 계열사에서 경영을 시작한 반면, 김 부사장은 2023년에서야 비로소 독립 경영의 첫 발을 뗐다. 한화그룹 전체에서 김 부사장이 담당하는 유통(한화갤러리아)과 레저(한화호텔앤드리조트)사업의 매출 비중은 2%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2023년 10월 한화그룹은 ㈜한화에서 협동로봇·무인운반차·자율이동로봇 사업을 분리해 한화로보틱스를 신설했는데, 당시 알짜사업을 떼서 3남 김 부사장에게 밀어줬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지분 확보에도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그는 한화갤러리아 상장 6개월 만에 2대 주주가 된 데 이어 최근에는 450억원 규모의 공개매수로 보유 지분을 2.32%에서 16.85%까지 단숨에 끌어올렸다.
 
한 기업분석연구소 관계자는 "아워홈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개인기로 글로벌 매출을 10% 이상 올려놓으면서 나온 결과인데, 김 부사장이 그 시너지 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한다"면서 "결국 한화그룹 삼형제가 계열 분리를 하는 과정에서 김 부사장이 개인 욕심을 크게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범LG家 급식물량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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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성사되더라도 현재 아워홈이 내고 있는 국내 매출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이래 범LG가의 혈연관계에 따라 계열사 급식사업장 다수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그간 수의계약 등을 통해 아워홈이 확보해왔던 범LG가의 위탁급식 물량이 시장에 공개입찰로 풀려 경쟁 급식업체로 넘어갈 수도 있다.
 
현재 아워홈이 담당하고 있는 범LG가 캡티브(Captive) 물량은 약 110곳으로 LG 80여 곳, LS 20여 곳, GS 10여 곳, LX 5곳 등이다. 이는 아워홈의 전체 계약 물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혈연과 같은 연결고리가 없어지면 당장 거래가 끊어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관계가 느슨해져 재계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한화 입장에서는 그동안 아워홈이 고객으로 갖지 못했던 기업들도 공략할 각오를 하고 인수전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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