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동성로에 모인 대구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진원 기자"보수의 심장 탄핵을 외치다"
14일 오후 5시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동성로에 모인 4만여명의 환호와 함성이 울려퍼졌다.
10살 아들과 함께 대구시민 시국대회에 참여한 김신석(53)씨는 탄핵안이 통과되자 아들을 꽉 부둥켜안았다.
김씨가 "너무 좋다"고 외치며 아들을 안아들자 김씨의 아들은 "대박이에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씨는 "지난주에 독재를 옹호하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너무 분노했다"고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탄핵과 구속을 외치던 심각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동성로는 금세 축제의 장이 됐다.
시민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함께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도 보였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고3 여학생 2명은 "지금이라도 탄핵안이 통과되서 다행이다. 헌법재판소에서도 통과할 거라고 믿는다"며 눈물을 닦았다.
매서운 추위에도 시민들은 2시간여 동안 탄핵안 통과를 자축한 뒤 자리를 떴다.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는 집회 마무리 직전 이날 국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오늘 국회가 의결한 윤석열 탄핵안은 국민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국민들은 헌법재판소가 지극히 상신적인 판결을 내릴 것을 두 눈 뜨고 똑독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란범죄자 윤석열과 이에 동조한 세력 모두 마땅한 죗값을 치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촛불을 들 것"이라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첫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던 지난주 시국대회 참가자보다 약 2만여명이 더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