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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폭탄 발언 "정부가 다른 자리 준다며 체육회장 불출마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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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 2024.8.11/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IM 황진환 기자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 2024.8.11/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IM 황진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립각을 빚으며 사퇴 압박을 받아온 대한체육회 이기흥 전 회장(69)이 반격에 나섰다. 정부가 회유하며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서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 전 회장은 13일 CBS노컷뉴스에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정부가 내정한 차기 체육회장 후보가 따로 있다'며 선거 불출마를 종용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26일 체육회 회장선거준비TF(태스크 포스)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해 3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 전 회장에 대해 불출마를 권고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문체부 유인촌 장관과 의견 충돌을 빚어왔다. 파리올림픽 이후 귀국길에서 이 전 회장은 유 장관 등 문체부가 마련한 환영 행사에도 불참하는 등 갈등이 컸다.

이 전 회장은 "정부가 내정한 인사는 체육회장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부가 나를 그렇게 싫어한다면 그 분보다 더 합리적인 인사를 추천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정부 관계자와 추천 인사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다른 자리를 제안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이 전 회장은 "정부 내정 인사를 도와주면 다른 고위직을 주겠다는 제안을 들었다"면서 "국내 단체 중 굉장히 큰 총재직인데 나는 그 분야에 전문성도 없을 뿐더러 다른 분야로 간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역시 어떤 자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전 회장에 대한 비위 의혹과 관련한 한 총리실의 수사 의뢰에 앞선 마지막 회유라는 주장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9일 오전 3번이나 전화를 받았는데 '어떤 인사를 도와주고 나는 빠지라'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면서 "이후 다음날 국무총리실에서 경찰로 재조사를 의뢰한다는 통보가 왔다"고 밝혔다.

만약 이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의 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어긋나는 상황이다. IOC 헌장은 스포츠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 행위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현재 체육회장 선거에는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태선(75) 전 서울시체육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오는 24, 25일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고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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