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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뜬금포 계엄에 명동 상인들 울상 "연말 대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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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후폭풍…유통업계 촉각
일부 국가서 한국 여행 경고문 내리는 등 조치
외국인 관광객 손님 70% 달하는 명동 상권
상인들 "당장 아니지만 앞으로 줄어들까 문제"
관광객들 "뉴스서 보고 가족들 괜찮냐 걱정"
외국인 관광객 '특수'…유통 업계도 촉각

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박성은 기자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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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악몽이 지나가는 듯 했는데 갑작스러운 계엄령이 나오면서 다시 명동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한국 여행 경보를 내리는 등 '위험 국가'라는 인식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줄어들까 하는 우려에서다.
 

상인들 "당장 영향 없지만 지켜봐야"…외국인 관광객들은 '우려'


5일 오후 화장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서울 명동 거리의 가게들 앞에는 상품을 들고 판촉 하는 직원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대다수 상인들은 이번 '계엄 선포'의 후폭풍을 당장 체감할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명동에서 관광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모(56)씨는 "계엄 선포 사태가 당장 이번 주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바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면서 "이번 주에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은 기간이 임박해 여행 취소가 안 됐을 것이고, 이제 앞으로 한 두 달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한국인 식품 마트 앞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박성은 기자5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한국인 식품 마트 앞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박성은 기자
경기도 어려운 마당에 '악재'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체감하는 상인들도 일부 있었다.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마스크팩을 비롯한 화장품을 판매하는 김모(44)씨는 "여기는 메인 거리라서 연말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라면서 "평소보다 확실히 사람이 줄었고, 이틀 전 발생한 계엄 사태의 영향도 있다고 보는 상인들도 있다"고 밝혔다.
 
47년 간 명동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해 왔다는 60대 강씨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한국의 정치적 상황 때문인지 확실히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줄어들었다고 느낀다"며 "연말이면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인데 작년보다 매출이 한 30%는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업종마다 상황이 다를 수는 있는데 우리 같은 업종은 연말 연초에 분위기를 타는데 심상치 않다"며 "특히 늦은 시간에는 거리에 사람이 더 없는 걸 보면 확실히 계엄 선포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혼란 속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우려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막상 와보니 안전을 우려할 만큼의 상황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었다.
 
명동 거리에서 만난 독일 국적의 마리(20)씨는 "지난주에 한국에 여행을 하러 왔는데 이번주에 갑자기 뉴스에서 한국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됐다"면서 "가족들도 연락해서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엄이 선포된 3일 당일에 한국에 입국했다는 미국 국적의 케드릭(72)씨는 "한국은 여러 번 와봤지만 이번에 여행차 방문하자마자 뉴스에서 '계엄이 선포됐다'고 해서 매우 당황스러웠다"면서 "하지만 명동 거리는 폭력적인 상황 없이 평화로워서 걱정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5일 서울 명동 한 거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과자류 식품. 박성은 기자5일 서울 명동 한 거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과자류 식품. 박성은 기자

유통 업계도 비상…"상황 예의주시 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면세업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품 매입 가격이 올라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면세점 이용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 257만명, 매출은 1조1112억원으로 16.4% 감소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큰 피해나 영향은 없지만 당분간 불안정한 환율 추세를 예의주시 해야 될 것 같다"며 "면세점은 외국인 매출이 80%인데 방문객이 줄면 당연히 수요도 줄어드는 부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K-뷰티·식품·패션 등 관련 유통 업계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번 사태로 인해 눈에 띄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면서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4%, 21.6% 증가했다.
 
다이소 역시 1분기 해외 카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들의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무신사 역시 지난 5월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2%까지 급증했다.
 
백화점도 이번 사태 영향은 없지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날 매출이 10% 늘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현재까지 외국인 관광객이나 매출 감소의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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