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났다하면 '대형사고'…부산 강서구 유독 인명피해 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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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부산 강서구의 한 도로를 달리던 차가 가로수 작업 현장을 덮쳐 작업자를 포함한 3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유독 여러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CBS는 강서지역에서 대형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이유를 짚어보는 동시에 지역 안전 대책을 고민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서부산 관문' 강서구 교통 안전 빨간불①]
10월 부산 강서구서 승용차가 가로수 식재 현장 덮쳐
작업자 등 3명 숨져…경찰 정확한 가속 원인 조사 중
강서지역 화물차 포함 대형 사고 빈번…인명피해 커
고속화도로·물류시설 많아…지역 특성 맞춤 대책 필요

 부산 강서구의 한 가로수 식재 현장에서 승용차가 도로에 있던 신호수와 작업자를 들이받아 운전자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 강서구의 한 가로수 식재 현장에서 승용차가 도로에 있던 신호수와 작업자를 들이받아 운전자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났다하면 '대형사고'…부산 강서구 유독 인명피해 큰 이유는?
(계속)
부산 강서구에서 발생한 '가로수 작업장 참변'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당시 사고 차량의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한 뒤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서지역에서는 이처럼 과속이나 화물차에 의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로수 식재 현장 덮친 승용차…작업자 등 3명 사망

지난 10월 부산 강서구의 한 도로. 갑작스럽게 빠른 속도로 달려온 차량이 도롯가에 서 있던 작업자 2명을 잇따라 들이받는다. 이후 차는 작업자들 60m가량 뒤에 정차해있던 크레인 차량을 강하게 들이받고서야 멈춰섰다. 이 사고로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한 조경사업으로 교통 안전을 위해 도로에 나섰던 신호수와 안전관리자가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 A(70대·남)씨도 사망했다.

사고 수사에 나선 부산 강서경찰서는 현재 사고기록장치(EDR) 정밀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분석에 나섰지만 EDR 자료가 명확하게 남아 있지 않아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사망한 차량운전자 A씨의 부검 결과에서도 사고에 영향을 끼칠만한 질병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 차량의 상태와 사고 상황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경찰은 사고 차량의 제동장치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려 공사 현장을 덮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차량에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여러 상황을 볼 때 제동장치는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운전자가 당시 왜 차량을 가속했는지 현재로선 이유를 단언할 수 없어 EDR 정밀분석 등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레일러 들이받고 다중 충돌…인명사고 반복되는 강서구

지난해 8월 부산 강서구 성북동 부산신항 인근 교차로에서 덤프트럭 등 5중 충돌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지난해 8월 부산 강서구 성북동 부산신항 인근 교차로에서 덤프트럭 등 5중 충돌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이 사고뿐 아니라 부산 강서지역에서는 큰 인명피해를 포함한 대형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19일에는 가락나들목에서 렛츠런파크 방향 도로에서 대형 화물차를 포함한 5중 충돌사고가 발생해 승용차 운전자 1명이 숨졌다. 당시 탱크로리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던 중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승용차는 충격으로 반대차로까지 튕겨 나가 달리던 대형 화물차와 다시 충돌했고, 모두 5대의 차량이 뒤엉킨 사고로 이어졌다.

2월에는 남해제2고속도로지선 외곽방향 가락나들목 부근 도로에서 대형 트레일러 차량을 포함한 8중 충돌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당시 정체가 빚어지던 도로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앞서가던 소형 승합차를 들이받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경차 등이 잇달아 추돌했다.

소형 승합차와 SUV차량이 대형 화물차 사이에 끼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고, 각 차량 운전자는 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경차는 연쇄 추돌로 강한 충격을 받고 옆으로 튀어 나갔고, 운전자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해 8월에도 부산신항 인근 한 주유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던 1t 화물차가 직진 중인 덤프트럭과 충돌했다. 이 덤프트럭이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또 다른 덤프트럭과 승용차, 트레일러를 잇따라 들이 받으며 5중 충돌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t 화물차 조수석 탑승자가 현장에서 숨졌고, 1t 화물차 운전자와 신호 대기 중이던 덤프트럭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모두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산의 관문이자 물류 중심지…지역 맞춤형 안전 대책 '시급'

부산신항. 정혜린 기자부산신항. 정혜린 기자
강서지역에서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서구는 서부산권의 '관문'으로 타 지역을 오가는 고속화도로가 많고 자연스럽게 통행량도 많을 뿐 아니라, 이동 속도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다는 설명이다.

이와 맞물려 부산신항과 다수의 대형 산업단지, 공항 등 물류 시설이 많고, 여기를 오가는 대형 화물차가 많다 보니 일반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도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통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부산신항을 오가는 물동량이 많아 화물차 비중도 매우 높고, 외부순환도로를 통해 관내로 들어오는 차량도 많다"며 "화물차나 컨테이너 등 차량 통행이 잦다 보니 대형 사고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단속을 자주 하고, 시설 개선, 안전운전 홍보 등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아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게 안타깝다"며 "사고 위험 지역을 단속, 제어하면 도로 소통이 잘되지 않아 교통체증으로 이어진다. 현재로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단속 등 소통을 다소 억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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