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중형 세단 전기차 씰(SEAL).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지난 21일 오후 중국 선전시 바오안 국제공항 인근에 마련된 중국 최대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생산기업 비야디(BYD)의 자동차 시승장을 찾았다.
비야디가 이날 제공한 시승 차량은 비야디의 중형 세단 씰(SEAL)과 소형 SUV 아토3(ATT03), 대형 SUV 양왕 U8, 중형 SUV 바오5(BAO5) 등 4종이었다.
차량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뒤 내년 초 비야디가 한국에서 출시하는 첫 승용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은 씰의 운전대를 맨 먼저 잡았다.
씰은 중국 도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기차이다. 중국판 우버인 '띠디'를 부르면 씰이 오는 경우도 많아 이미 여러차례 타본적이 있었다.
씰의 크기는 전장 4800mm, 전폭 1875mm, 전고 1460mm, 휠베이스 2920mm로 현대차 쏘나타와 비교해 전장은 조금 짧지만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는 모두 크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량의 주요 기능과 각종 편의장비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센터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가로, 세로로 회전하는 센터디스플레이에 웬만한 기능이 다 담겨있지만 조작이 복잡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갑자기 튀어나가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간다. 급회전 시에도 차량이 한쪽으로 크게 쏠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을 정도였다.
다만, 시승장 크기가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에 불과해 몇바뀌 도는 것 만으로 씰의 주행 성능을 충분히 검증해 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비야디 소형 SUV 아토3(ATTO3).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다음으로 시승한 차는 아토3로 역시 씰과 함께 내년초 한국에서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C세그먼트 소형 SUV이다.
아토3의 크기는 전장 4455mm, 전폭 1875mm, 전고 1615mm, 휠베이스 2720으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보다 조금 큰 차체를 가지고 있다.
실내공간은 젊은층을 겨냥해 헬스클럽 이미지를 차입했다고 한다. 센터디스플레이 밑 에어컨 송풍구, 도어핸들과 기어노브 등이 아령 모양이다. 다만, 아쉬운점은 골프백 1개도 제대로 싣기 어려울 정도로 트렁크가 좁았다.
주행 성능은 가속, 제동시 씰과 마찬가지로 전기차에서 흔히 느껴지는 이질감이 없었고, 오히려 내연기관차를 타는 듯했다. 특히, 소형 SUV임에도 급회전시 차량 쏠림이 적었다.
비야디 최고급 대형 SUV 양왕 U8.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세번째 시승차는 가격이 무려 2억원에 달하는 비야디의 최고급 SUV 양왕 U8이다. 레인지로버를 살짝 닮은 U8의 외관은 "이 차는 오프로드 차량입니다"라고 쓰여 있는듯 했다.
이 차는 최근 중국 광저우 모터쇼에서 수륙양용 기능을 선보여 관심을 끈 바 있다. 또, 제자리에서 차가 360도 도는 '탱크턴'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도입된 차량이다.
운전대를 잡으면 육중한 차체가 그대로 느껴진다. 먼저 계단모양으로 만들어진 장애물에 접근해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성큼성큼 바퀴가 계단을 올라갔다.
차량이 전복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날 정도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장애물 위에 올라가자 운전석 왼편이 자동으로 허리를 감싸며 자세를 잡아줬다.
마지막 시승차량은 중형 SUV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인 바오5이다. U8을 전체적으로 축소해 놓은 듯한 외관과 크기를 가진 이 차량 역시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춰 앞서 U8가 통과한 장애물들을 손쉽게 통과했다.
비야디 중형 SUV 바오5(BAO5).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개인적으로 이날 시승 차량 가운데 가장 가성비 좋은차로 바오5를 꼽고 싶다. 하이브리드차로 전기차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고,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과 큰 차체에도 가격은 21만위안~24만위안(약 4천만원~4600만원) 정도다.
종합하자면 이번 시승은 시승장 크기도 작고, 시승 시간도 1시간 가량으로 제한돼 시승 차량들의 성능을 제대로 느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만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날 시승차의 중국내 가격은 한화로 2300만원(아토3)~2억원(U8)으로 천차만별이다. 한국에서 출시되면 관세와 딜러비용 등이 붙어 이보다 최소 20~30% 정도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차 라인업에 비해 결코 싼 가격이라 할 수 없다. 여기다 비야디는 한국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산'에 대한 편견도 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