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검찰이 경기도 예산 1억원 상당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지 닷새 만이다.
19일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 A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등은 경기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로 식사비용이나 과일, 샌드위치 등 개인 용도를 위해 결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 등이 경기도 관용차로 구입한 제네시스 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배임 혐의에 함께 포함시켰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배임 액수는 이 대표 1억 653만원, A씨 8843만원, 배씨 1억 3739만원이다.
검찰은 이들이 의전팀 기능을 수행했던 이른바 '사모님 팀'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예산을 유용했다고 판단했다.
팀장 역할을 했던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씨는 이 대표와 김씨의 요구를 받고 소고기와 초밥 등 889만원 상당의 식사비용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75건)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검찰은 의전팀이 이같은 방식으로 결제한 음식을 매일 아침 이 대표와 김씨의 자택이나 관사로 배달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2021년 5~8월 당시 김씨와 배씨가 공모해 경기도 법인카드로 민주당 인사 3명과 수행원 3명의 식사비용 10만 4천원을 결제한 내역도 범죄 혐의에 포함시켰다.
지난 14일 1심 재판부는 "배씨가 피고인(김씨)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했다"며 김씨에게 벌금 150만원의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법인카드 유용 내역을 숨기기 위해 경기도의 각종 시책 추진을 위한 간담회에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 대표 등이 6500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관용차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 등이 성남 수내동 자택에 경기도 관용차량을 세워두고 자가용처럼 전용했다고 봤다. 차량을 청사로 반납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고자 자택 인근의 행정복지센터를 관용차 차고지로 지정했으며, 차량에 아파트 주차스티커도 부착했다고 했다.
검찰은 닷새 전 유죄 판결이 나온 김혜경씨의 선거법 위반(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의 판결문을 근거로 이 대표 등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김혜경씨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수원지검은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수사의뢰를 받고 이 사건에 착수했다"며 "올해 1월 경찰에서 송치한 고발 사건을 진행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