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건설노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숨진 노동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지난 14일 대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해 건설노조가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숨진 노동자가 왜 15m 아래 흙속에서 발견됐는지, 신고는 왜 2시간 넘게 이뤄지지 않았는지 철저히 밝혀달라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대전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20대 노동자 A씨가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굴착기로 지하공간을 메우는 작업에서 신호수 역할을 했던 A씨. 하지만 A씨가 발견된 곳은 신호를 주고받아야 할 건설장비 옆이 아닌, 이미 흙으로 메워진 15m 아래였다.
이와 관련해 건설노조 대전세종지역본부의 남기방 본부장은 18일 대전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심은 장비 옆에 있어야 할 신호수가 왜 15m 아래에서 발견됐느냐는 것"이라며, "실족을 했는지 안 그러면 장비로 인해서 추락한 것인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4시간 기초안전교육만 받으면 누구든 어떤 현장에든 투입될 수 있어 사고 위험이 크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고도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의 이훈규 지부장은 "공정상 되메우기 공사는 30㎝씩 되메우기를 하고 소형 굴착기가 정리를 한 이후 진동롤러로 다지면서 30㎝씩 올라가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범위"라며, 사고 상황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A씨와의 무전 연락이 끊긴 것은 오전 8시 30여분쯤. 하지만 119 신고가 이뤄진 건 2시간여가 지난 오전 10시 56분이었고 토사에 매몰된 A씨가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다시 2시간여가 지난 뒤였다.
A씨가 숨진 건설현장에서는 며칠 전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고도 노조는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건설사 사업주 처벌은 4건에 그쳤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원인을 규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온전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당국은 부분 작업중지 조치를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